역사적 이야기

올림픽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스포츠, '등산'의 숨겨진 메달 이야기

올림픽 무대에서는 육상, 수영 등 다양한 종목과 함께 '스포츠 클라이밍'의 열전도 펼쳐진다.

선수들은 볼더링에서 속도와 기량을 겨룬다. 주어진 4분 안에 최대한 많은 루트를 완등해야 하며, 리드 부문에서는 6분 안에 얼마나 높은 곳까지 오를 수 있는지가 승부를 가른다.

클라이밍이 올림픽 신설 종목인 반면, 고산 등반(알피니즘)에는 흥미롭고도 무거운 역사가 있다. 20세기 초부터 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인물들이 사후에 업적을 인정받아 메달을 수여받았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1894년 등반을 공식 종목으로 인정했지만, 첫 메달 수여까지는 30년이라는 세월이 더 필요했다.

고산 등반의 역사

등반 종목의 첫 메달은 1924년 2월 5일 프랑스에서 열린 제1회 동계 올림픽에서 수여되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는 1922년 에베레스트 원정대원 13명에게 메달을 수여했다. 원정대는 영국인 12명과 호주인 1명으로 구성되었으며, 찰스 그랜빌 브루스 장군과 에드워드 스트럿 대위가 이끌었고, 저명한 등반가 조지 말러리도 동행했다.

정상 등정을 향한 본격적이고 집중적인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었고, 이 야심찬 계획은 전 세계의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원정 도중 눈사태가 팀을 덮치면서 임무는 극도로 위험한 상황에 처하고 말았다.

올림픽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스포츠,  등산 의 숨겨진 메달 이야기

눈사태로 목숨을 잃은 시르파 일곱 명에게도 이후 메달이 추서되었다. 실제로 여덟 번째 메달은 원정 도중 희생된 네팔 군인 테즈비르 부라에게 수여되었다.

시르파들이 감당한 임무는 단연코 가장 힘들었다. 그들은 무거운 장비를 나르고 등반로에 로프를 설치하며, 모든 등반가의 안전까지 책임져야 했다. 원정대 의료진이었던 아서 웨이크필드 박사는 아내에게 보낸 편지에 이렇게 적었다. "뒤를 돌아보니 온통 벽이 하얗게 덮여 있었고, 오르던 등반가들의 자취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역사에 이름을 남긴 시르파들:

  • 안타르게 시르파
  • 라크파 시르파
  • 나르부 시르파
  • 파상 시르파
  • 펨바 시르파
  • 상게 시르파
  • 템바 시르파

이 이야기에서 주목할 점은 다국적 팀에 메달이 수여된 것은 이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사실이다. 올림픽은 원칙적으로 국가별로 메달을 수여하기 때문이다. 당시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이었던 피에르 드 쿠베르탱은 참가자들이 "세계 모든 국가를 대신하여 절대적인 영웅심을 보였기 때문에" 메달을 수여한다고 강조했다.

스트럿 대위는 팀을 대신해 메달을 받았고, 언젠가 그 메달을 손에 들고 에베레스트 정상에 서겠다고 맹세했다. 그러나 그의 소망은 끝내 이루어지지 못했다. 1953년, 에베레스트 정상에 처음 오른 사람들은 텐징 노르가이('시르파 텐징'으로 알려짐)와 에드먼드 힐러리였기 때문이다.

저명한 등반가 조지 말러리는 스트럿 대위가 메달을 받은 직후인 1924년, 에베레스트 정상 등정 원정 중 행방불명되었다. 그의 유해는 무려 1999년에야 발견되었다.

생존한 등반가들에게 수여된 메달도 있었다. 1932년 LA 올림픽에서는 프란츠와 토니 슈미트 형제가,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는 1934년 히말라야 원정의 업적을 인정받은 귄터와 헤티 디렌푸르트 부부에게 각각 메달이 수여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은 올림픽 개최 자체를 중단시켰고, 1946년부터 등반은 더 이상 올림픽 종목에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올림픽이 끝난 것도, 물론 등산이 끝난 것도 아니었다. 1987년에는 세계 14개 8000미터급 봉우리를 모두 등반한 공로로 라인홀트 메스너와 예지 쿠추카에게 은메달이 수여되었으나, 메스너는 이를 정중히 거절했다.

2012년에는 에베레스트를 아홉 번 등반한 켄턴 쿨이, 스트럿의 뜻을 기리는 의미에서 정상 등정의 공로를 인정받아 올림픽 금메달을 받았다.

스포츠 클라이밍, 올림픽으로 가다

경기용 스포츠 클라이밍은 1988년 4월 국제산악연맹(UIAA)에 의해 공식적으로 확립되었으며, 2016년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어 도쿄 올림픽(2020)에 처음으로 포함된다. 한때 목숨을 걸고 봉우리에 도전하던 이 스포츠가 이제 세계 최대의 축제 무대에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