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혁명가 장 폴 마라트의 병은 호지킨병이었을까?

혁명가 장 폴 마라트의 병은 호지킨병이었을까?

장 폴 마라트(Jean-Paul Marat)의 초상화. 이 프랑스 혁명가는 정말 호지킨병에 걸렸던 것일까?

욕조에서 쓰러진 혁명가

샤를로트 코르디(Charlotte Corday)에게 단검에 찔린 뒤 욕조에 쓰러진 장 폴 마라트의 모습은 누구나 한 번쯤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자크 루이 다비드(Jacques-Louis David)가 남긴 그 그림은 프랑스 대혁명을 상징하는 가장 유명한 작품으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그림 속 마라트가 욕조에 몸을 담그고 있는 이유는 단순한 취미 때문이 아니었다. 당대의 무자비한 지도자로 불리던 그는 오랫동안 수수께끼의 병을 앓았고, 통증을 달래기 위해 하루의 대부분을 물속에서 보내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를 괴롭힌 병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가장 유력한 가설, 헤르페스성 습진

역사학계에서 가장 신빙성 있게 받아들여지는 설은 마라트가 헤르페스성 습진(herpetic eczema)을 앓고 있었다는 것이다. 극심한 피부 가려움과 염증을 일으키는 이 질환은 물에 몸을 담그면 증상이 완화되는 경향이 있어, 마라트가 욕조 생활에 의존했던 배경을 잘 설명해 준다.

다른 이론들: 호지킨병과 담즙성 간경변

하지만 이 외에도 여러 가설들이 존재한다. 사료에는 마라트의 병이 심한 두통, 발열, 견디기 힘든 피부 가려움 등의 증상으로 나타났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이러한 증상을 근거로 어떤 학자들은 그가 호지킨병(Hodgkin's disease), 즉 림프절에 발생하는 중증 종양을 앓았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이들은 그의 병이 담즙성 간경변(biliary cirrhosis)이었다고 보기도 한다. 다만 이 두 가설은 헤르페스성 습진설에 비해서는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밝혀질 수 없는 진실

당시의 의학 기록이 부족하고 시신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만큼, 200년이 넘는 세월이 흐른 지금 마라트의 병명을 확실히 밝히기란 어려운 일이다. 역사 속 미스터리로 남은 이 수수께끼, 과연 진실은 언젠가 밝혀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