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메리 셀레스트호 승무원들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150년째 풀리지 않는 바다의 미스터리

1872년 12월 4일, 대서양 한복판에서 기묘하게 표류하는 한 척의 배가 발견되었습니다. 영국 상선 '데이 그라티아호(Dei Gratia)'가 마주친 이 배는 바다 역사상 가장 유명한 미스터리의 주인공, 상선 '메리 셀레스트호(Mary Celeste)'였습니다.

배에는 항해에 필요한 물자가 넉넉히 실려 있었고, 선체 상태도 양호해 충분히 항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선장 벤저민 브릭스(Benjamin Briggs)와 그의 아내, 어린 딸을 포함한 탑승자 10명 전원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뒤였습니다. 구명보트만 사라졌을 뿐, 화물과 귀중품, 개인 소지품은 제자리에 고스란히 남아 있었습니다.

그로부터 1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수많은 조사와 연구, 추측이 쏟아졌지만 승무원들의 최후는 여전히 미궁 속에 있습니다. 지금까지 제기된 주요 가설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메리 셀레스트호 사건, 5가지 주요 가설

1. 공황 상태에서의 긴급 하선

승무원들이 공포나 미신적인 두려움에 사로잡혀 배를 버리고 떠났다는 가설입니다. 초자연적인 현상을 목격했거나, 자연 현상을 위협으로 오인해 필수 물품도 챙기지 못한 채 황급히 배를 떠났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겁니다.

2. 갑작스러운 전염병

식중독이나 바이러스 감염 같은 전염성 질병이 순식간에 승무원들을 덮쳤다는 가설도 있습니다. 승무원 대부분이 쓰러졌다면 배를 통제하거나 구조 신호를 보낼 수 없었을 것이고, 이는 아무런 흔적 없는 실종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3. 선상 반란 또는 범죄

승무원 일부가 선장에게 반란을 일으켰거나, 밀항자 혹은 다른 탑승자에 의한 범죄가 있었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배 안에서 갈등이나 몸싸움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고, 귀중품과 소지품도 그대로 남아 있어 이 가설을 뒷받침할 증거는 없습니다.

4. 폭풍우 등 자연재해

강력한 폭풍이나 기괴파(rogue wave)가 배를 손상시키거나 승무원들을 혼란에 빠뜨려 하선을 선택하게 했을 가능성입니다. 다만 메리 셀레스트호는 돛에 경미한 손상이 있었을 뿐 전반적으로 양호한 상태로 발견되어, 날씨가 결정적 원인이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5. 보험 사기 또는 음모

정교한 보험 사기, 해적 행위, 혹은 계획된 회합의 실패라는 파격적인 추측도 존재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음모론을 뒷받침하는 실질적인 증거는 지금까지 나오지 않았습니다.

현대에 가장 주목받는 가설

오늘날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화물 문제가 중요한 단서로 지목됩니다. 메리 셀레스트호에는 산업용 알코올 약 1,700통이 실려 있었는데, 화물을 하역하는 과정에서 9개의 술통이 비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알코올 증기가 새어 나오면 폭발 위험이 생기기 때문에, 승무원들이 잠시 구명보트로 대피했다가 연결 줄이 끊어지면서 함께 표류해 버렸다는 설명입니다. 이 가설은 '왜 배를 완전히 버렸는가'와 '왜 소지품이 그대로 남았는가'라는 두 가지 의문을 동시에 설명할 수 있어 가장 유력하게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가설도 확실한 증거로 입증되지 못했습니다. 메리 셀레스트호 승무원들의 최후는 여전히 깊은 바다 저편에 묻혀 있으며, 뱃사람들과 미스터리 애호가들의 상상력을 오랫동안 사로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