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에서 외세의 식민 지배를 한 번도 받지 않은 나라는 극히 드물며, 그중에서도 전근대 시기 토착 왕국의 경계를 그대로 물려받은 국가는 더욱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바로 그 두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나라가 부탄(Bhutan)입니다.
외세의 지배를 거부한 히말라야의 왕국
부탄은 외부 세력에 의해 식민지화된 적이 없는 세계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입니다. 17세기 샤브둥 응아왕 남갸르(Zhabdrung Ngawang Namgyal)가 여러 지역 세력을 통합하면서 오늘날 부탄의 국가적 틀이 갖추어졌고, 이후 험준한 산악 지형과 신중한 대외 정책을 바탕으로 제국주의 열강의 침투를 성공적으로 막아냈습니다.
19세기 영국과의 관계에서도 부탄은 완전한 식민지가 되지 않았으며, 1949년 인도와 조약을 맺은 이후에도 내정 자율권을 끝까지 유지해 왔습니다.
전근대 왕국의 경계를 이어받은 국경
아시아의 많은 국가들이 식민 지배자들이 임의로 긋거나 재편한 국경선을 물려받은 것과 달리, 부탄의 영토는 과거 토착 왕국의 영역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덕분에 역사적 정체성과 현대 국가의 영토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사례로 꼽힙니다.
중앙아시아인가, 남아시아인가?
참고로 부탄은 히말라야 동부에 자리하고 있어 지리적으로는 일반적으로 남아시아로 분류됩니다. 다만 '식민 지배를 받지 않았고 전근대 토착 왕국의 경계를 물려받은 나라'라는 질문의 핵심 답은 분명하게 부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