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역사

일본의 근대화를 이끈 외국인 전문가, '오야토이 가이코쿠진'은 누구였을까?

오야토이 가이코쿠진(お雇い外国人)이란?

오야토이 가이코쿠진(お雇い外国人, 직역하면 '고용된 외국인')은 메이지 시대(1868~1912) 일본 정부가 자국민에게 근대 문명의 기술과 지식을 가르치기 위해 초빙한 외국인 전문가들을 의미합니다. 메이지 유신 이후 급격한 근대화를 추진하던 일본에게 조선·철도·광업 같은 산업 분야는 물론, 교육·군사·언어·종교에 이르기까지 서구의 전문성은 절실한 필요였습니다.

이들은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미국 등 여러 나라에서 초빙되었으며, 당시 일본 관료의 몇 배에 달하는 파격적인 대우를 받기도 했습니다. 일본인들이 해당 분야를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되면 대부분 계약을 마치고 본국으로 돌아갔지만, 그들이 남긴 지도와 제도는 근대 일본의 뼈대가 되었습니다. 아래는 그중 대표적인 인물들입니다.

일본 근대화를 이끈 대표적인 오야토이 가이코쿠진

토머스 블레이크 글로버(Thomas Blake Glover)

스코틀랜드 출신 상인으로, 일본 산업화의 초석을 다진 인물입니다. 조선소·철도·석탄 광산 건설에 깊이 관여하며 근대 산업 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윌리엄 스미스 클라크(William Smith Clark)

미국의 농학자이자 교육자로, 삿포로 농학교(현 홋카이도 대학)에서 후진 양성에 힘썼습니다.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Boys, be ambitious!)'라는 좌우명은 오늘날까지도 회자되며, 일본 학생들에게 탁월함을 추구하는 정신을 심어주었습니다.

귀도 페르베크(Guido Verbeck)

네덜란드 출신 선교사이자 교육자로, 일본 내 여러 학교에서 영어와 서양 학문을 가르쳤습니다. 성경의 일본어 번역 사업에도 참여하는 등 종교·언어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어니스트 새터우(Ernest Satow)

영국의 외교관으로, 1895년부터 1900년까지 주일 영국 공사를 지냈습니다. 동시에 일본어와 일본 문화의 깊은 학자이기도 했으며, 일본에 관한 여러 권의 영향력 있는 저서를 남겼습니다.

라파엘 폰 코버거(Raphael von Koberger)

독일 출신 군사 고문으로, 일본군의 근대화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징병 제도의 정비와 일본 육군사관학교 설립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헨리 다이어(Henry Dyer)

미국 출신 토목 기술자로, 도쿄와 요코하마를 잇는 일본 최초의 철도 노선 건설에 참여했습니다.

윌리엄 엘리엇 그리피스(William Elliot Griffis)

미국의 교육자이자 작가로, 일본의 여러 학교에서 가르치는 한편 일본의 역사와 문화에 관한 여러 저서를 집필하며 일본학 보급에 기여했습니다.

바질 홀 챔벌린(Basil Hall Chamberlain)

영국의 언어학자이자 일본학자로, 일본어와 일본 문학을 전문으로 연구했습니다. 일본어 사전과 문법서 등 여러 중요한 저작을 남겼습니다.

제임스 커티스 헵번(James Curtis Hepburn)

미국의 선교사이자 의사로, 일본어를 로마자로 표기하는 '헵번식 로마자 표기법'을 고안했습니다. 이 표기법은 지금까지도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들이 남긴 유산

오야토이 가이코쿠진들은 단순히 기술만을 전수하지 않았습니다. 근대 교육 제도, 군사 제도, 산업 기반, 학문적 토대까지 일본 사회 곳곳에 서구의 시스템을 이식했고, 그 결과 일본은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근대 산업 국가로 도약할 수 있었습니다. 이들의 흔적은 헵번식 로마자 표기법, 홋카이도 대학의 교풍, 나가사키의 글로버 가든처럼 오늘날에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