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굴 제국의 위대한 황제 악바르(Akbar, 재위 1556~1605)는 인도 역사상 가장 종교적으로 관용적인 통치자 중 한 명으로 평가받습니다. 그는 모든 종교에는 저마다 고유한 가치와 진리가 담겨 있다고 믿었으며, 어떤 신앙도 차별하지 않는 폭넓은 포용정신으로 통치했습니다.
종교 토론의 장, '이바다트 카나'
악바르는 다양한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것을 적극적으로 장려했습니다. 실제로 그는 수도 페테푸르 시크리에 힌두교 학자, 이슬람 울라마, 기독교 예수회 선교사, 조로아스터교 사제, 자이나교 승려 등 여러 종교의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여 자유롭게 논쟁할 수 있는 특별한 회당인 '이바다트 카나(Ibadat Khana)'를 직접 건립했습니다. 이곳에서 벌어진 열린 토론은 당시로서는 매우 파격적인 시도였습니다.
관용 정책이 남긴 유산
악바르의 종교적 관용은 단순한 개인적 신념을 넘어 국정 운영의 근간이 되었습니다. 그는 힌두교도에게 부과되던 순례세와 지즈야(비무슬림 인두세)를 폐지했고, 힌두 출신 관료들을 적극적으로 등용하며 '술-이 쿨(Sulh-i Kul, 만인과의 화평)'이라는 통치 철학을 선포했습니다.
이러한 정책 덕분에 다양한 종교와 문화가 공존하는 인도에서 사람들이 평화롭게 어울려 살 수 있었으며, 이는 악바르의 통치가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성공 요인이 되었습니다. 악바르의 포용정치는 오늘날까지도 다문화 공존과 종교 간 화해의 모범 사례로 회자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