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의 역사

'살인 토끼'가 미국 대통령을 습격한 날 — 지미 카터를 흔든 황당한 실화

제임스 '지미' 카터는 미국 민주당 소속 정치인으로, 미국의 제39대 대통령(1977~1981)을 역임했습니다. 그는 이집트와 이스라엘 간 평화 조약인 캠프 데이비드 협정 체결 등 외교 분야에서 중요한 성과를 거두었지만, 소련과의 SALT II 전략무기 제한 조약과 중화인민공화국과의 수교 등을 두고 언론과 공화당의 끊임없는 공격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행정부를 흔든 가장 기상천외한 사건이 바로 '살인 토끼의 공격'이었습니다.

1979년 4월 20일, 지미 카터는 고향인 조지아주 플레인스 인근의 연못에서 조용하고 평화로운 낚시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소리를 내며 한 동물이 배 쪽으로 헤엄쳐 다가오는 것이 아닙니까. 황당한 상황에 직면한 대통령은 동물을 쫓아내기 위해 노를 들어 물을 세게 후렸는데… 문제의 동물은 다름 아닌 늪토끼(Sylvilagus aquaticus)였습니다. 이 종은 늪지대에 서식하는 토끼로 일반 토끼보다 몸집이 크며, 당시에는 포식자로부터 도망치던 중이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살인 토끼 가 미국 대통령을 습격한 날 — 지미 카터를 흔든 황당한 실화

대통령 경호팀이 촬영한 이미지

사실 만약 카터 행정부 언론비서관 조디 파웰이 이 일을 웃음거리 삼아 AP통신 백악관 특파원 브룩스 잭슨에게 이야기하지 않았다면, 이는 그저 지나가는 일화로 묻혔을 것입니다. 하지만 1979년 8월 29일, 워싱턴포스트는 1면에 "토끼에게 공격당한 대통령"이라는 기사를 실었습니다. 백악관이 경호원들이 찍은 현장 사진의 공개를 거부하면서 세간에는 온갖 추측과 해석이 난무했습니다. 결국 몇 년 후 레이건 행정부 시절에야 사진이 공개되었고, 그 속에는 배 위로 올라서려던 위협적인 늪토끼와 노로 방어하는 대통령의 모습이 담겨 있었습니다. 언론들은 유머러스한 만평까지 내걸며 이 사건을 확대 재생산했습니다.

결국 그 토끼는 마치 공화당원이라도 된 듯, 카터 행정부를 약화시키고 대통령을 조롱하는 도구로 활용되고 말았습니다.

출처: 워싱턴포스트, Nasril, The Straight Dop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