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영국식 표현, '코번트리로 보내다'
영국 영어에는 "send somebody to Coventry"(누군가를 코번트리로 보내다)라는 독특한 숙어가 있습니다. 이 표현은 어떤 사람을 집단에서 몰래 따돌리고 아무도 말을 걸지 않음으로써 배척한다는 의미로, 오늘날까지도 영국에서 널리 사용됩니다. 과연 이 색다른 표현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요?
잉글랜드 내전과 의회파의 거점
그 유래는 17세기 중반의 잉글랜드 내전(청교도 혁명) 시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코번트리(Coventry)는 의회파를 지지하는 강력한 거점 도시였습니다. 반면 왕당파 진영에서는 자신들의 눈 밖에 나는 포로나 골칫거리가 되는 인사들을 이 의회파가 장악한 도시로 끌고 가 보내는 관행이 생겨났습니다.
성벽 밖에 내몰린 포로들
문제는 포로들이 도착한 뒤에 벌어졌습니다. 코번트리 주민들은 왕당파 출신인 그들을 결코 반갑게 맞아주지 않았고, 대부분 도시 입성을 거부했습니다. 결국 포로들은 성벽 밖에서 야영할 수밖에 없었고, 추위와 비바람에 그대로 노출된 채 방치되었습니다. 더 나아가 지역 주민들은 음식과 물 한 모금조차 건네지 않았다고 전해집니다.
이처럼 아무도 다가오지 않고 온전히 외면당하는 처지가 바로 '코번트리로 보낸다'는 표현으로 굳어졌다는 것이 가장 널리 알려진 유래 설입니다. 상대를 집안에서, 혹은 집단에서 철저히 배제하고 싶을 때 쓰이는 이 표현 속에는 내전 시대 포로들이 겪은 차가운 냉대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