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대전'이라는 이름 때문에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지구상의 모든 나라가 전쟁에 휘말렸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 역사는 조금 다릅니다. 모든 나라가 전쟁에 뛰어든 것은 아니었으며, 나라마다 처한 지정학적 상황과 전략적 판단에 따라 각기 다른 선택을 했습니다.
개전부터 종전까지 중립을 지킨 나라들
일부 국가들은 전쟁이 발발한 1939년부터 종전인 1945년까지 공식적으로 중립 입장을 고수하며 직접적인 군사 개입을 피했습니다.
- 스위스: 오랜 영구 중립 전통과 알프스 산악 지형을 방어선으로 삼아 양측 모두와 거래하며 중립을 유지했습니다.
- 스웨덴: 무장 중립 노선을 견지했으나, 독일에 철광석을 수출하는 등 사실상 추축국에 유리한 중립이었다는 비판도 받았습니다.
- 스페인과 포르투갈: 스페인은 격렬한 내전(1936~1939) 직후였고, 두 나라 모두 전쟁 피해를 우려해 공식적으로 중립을 선언했습니다.
- 터키: 양대 진영 사이에서 균형 외교를 펼치다가, 전쟁이 거의 끝나갈 무렵인 1945년 2월에야 명목상 연합국 측에 참전했습니다.
- 아일랜드, 아프가니스탄, 예멘 등: 대부분의 기간 동안 전쟁에 가담하지 않았습니다.
전쟁이 시작된 후에야 참전한 나라들
반대로, 전쟁 초기에는 참전하지 않았다가 상황 변화에 따라 뒤늦게 전열에 합류한 국가들도 많았습니다.
- 미국: 전쟁 초기에는 고립주의 여론이 강했지만, 1941년 12월 일본의 진주만 공습 이후 연합국 측으로 참전했습니다.
- 소련: 1939년 독일과 불가침 조약을 맺었으나, 1941년 독일의 기습 침공(바르바로사 작전) 이후 연합국에 합류했습니다.
- 브라질 등 라틴아메리카 국가들: 대부분 전쟁 후반부에 연합국에 선전포고를 했으며, 브라질은 1944년 이탈리아 전선에 실제 병력을 파병하기도 했습니다.
- 이탈리아: 원래 추축국의 일원이었지만, 1943년 무솔리니 정권 붕괴와 함께 항복한 뒤 연합국 측으로 진영을 바꾸었습니다.
중립도 절대적이지는 않았다
중립국이라 해서 완전히 전쟁과 무관했던 것은 아닙니다. 스위스는 금융 중심지로서 양측의 자금 거래를 중개했고, 스웨덴은 독일에 전략 물자를 공급했습니다. 또한 많은 중립국이 난민을 수용하거나 인도적 활동을 펼치는 등, 중립의 실질적 의미는 나라마다 크게 달랐습니다.
결론
제2차 세계대전은 이름처럼 광범위한 지역에서 벌어진 초대형 전쟁이었지만, 모든 나라가 싸운 전쟁은 아니었습니다. 약 60여 개국이 참전한 반면, 스위스·스웨덴·스페인·포르투갈 등 수십 개국은 중립을 지켰고, 미국과 소련처럼 전쟁 중반에야 참전한 강대권도 있었습니다. 즉, 세계대전은 '모든 나라의 전쟁'이 아니라 '세계 대부분을 휩쓸었지만 각자의 선택이 존재했던 전쟁'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