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메리카의 역사

대홍수는 실제로 있었을까? 창세기 속 노아의 방주 이야기의 진실

창세기가 기록한 '대홍수', 실제 사건이었을까?

구약성경 창세기는 수천 년 전 세상을 통째로 뒤덮었다는 극적인 사건, 이른바 '대홍수'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성경은 오랫동안 역사 문서로 여겨져 왔지만, 오늘날 대부분의 성서학자들은 그러한 규모의 홍수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으며, 그렇기 때문에 노아도, 방주도 없었다고 결론 내리고 있습니다.

대홍수는 실제로 있었을까? 창세기 속 노아의 방주 이야기의 진실
미켈란젤로, <대홍수>(1509). 프레스코화, 280×570cm. 시스티나 경당.

그렇다면 이 신화는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시간을 거슬러 1872년, 영국 런던의 대영박물관으로 떠나봅시다. 당시 큐레이터였던 조지 스미스(George Smith)는 소장되어 있던 설형문자 점토판 2만 5천여 점 가운데 매우 특별한 점토판 세 개를 발견했습니다. 이 점토판들은 모두 이라크 모술 인근 니네베에 있던 아슈르바니팔 왕 궁전의 장서에서 나온 것이었습니다. 오랫동안 번역을 기다리던 이 점토판들 덕분에,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 사람들의 이야기를 더 이상 성경이 전하는 왜곡된 정보가 아닌, 그들 자신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기원전 7세기 것으로 추정되는 이 세 개의 점토판에는 성경보다 앞선 홍수 이야기가 담겨 있었으며, 전설적인 서사시인 '길가메시 서사시'의 일부였습니다. 그중 하나는 우트나피슈팀(성경의 노아에 해당하는 인물)의 이야기로, 바빌론의 다섯 신들이 보낸 대홍수 속에서 자신과 가족, 그리고 모든 동물 종의 생명을 구했다는 내용입니다. 그의 배는 니무시 산에 닿았고, 이후 그가 날려 보낸 비둘기는 육지를 찾지 못하고 돌아왔습니다. 마치 대홍수가 실제로 일어났다는 확증처럼 들리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성서학과 메소포타미아 연구는 눈부시게 발전했고, 대부분의 학자들은 그러한 종말론적 대홍수는 없었으며, 노아라는 인물도, 날려 보낸 비둘기도 존재하지 않았다고 봅니다. 실제로 창세기의 해당 구절은 기원전 5세기 무렵 한 명 또는 여러 명의 필사자가 서로 다른 이야기들을 하나로 엮어 만든 결과물입니다. 이 이야기들은 그 이전부터 내려오던 고대 전통들을 수용했는데, 대표적인 예가 기원전 18세기의 길가메시 서사시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초기 판본에는 홍수 에피소드가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이 홍수 이야기는 5세기 뒤 필사자 신레키운니니(Sin-leqi-unninni)에 의해 덧붙여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홍수는 실제로 있었을까? 창세기 속 노아의 방주 이야기의 진실
길가메시 서사시

신화의 기원에 대한 그럴듯한 설명

흥미롭게도 창세기든 길가메시 서사시든, 두 홍수 이야기의 배경은 모두 메소포타미아입니다. 성경에 따르면 하나님은 아담과 하와를 낙원에 두셨는데, 당시 낙원은 티그리스 강과 유프라테스 강 사이의 비옥한 땅과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게다가 홍수 이후의 에피소드인 바벨탑 이야기 역시 같은 지역을 배경으로 합니다.

1998년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 지질학자들이 제기한 가설이 상당히 유력합니다. 빙하가 녹으면서 지중해의 수위가 상승했고, 그 물이 다르다넬스 해협을 통해 지금의 흑해였던 거대한 민물 호수로 쏟아져 들어가며 격렬한 범람을 일으켰다는 것입니다. 이 사건으로 수천 평방킬로미터의 땅이 잠기고 수많은 사람과 동물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티그리스 강과 유프라테스 강의 범람으로 메소포타미아 평원이 침수되고, 흑해 연안이 격렬하게 잠겼던 이 두 가지 재난이 '전 세계를 덮친 홍수'라는 만인의 신화를 탄생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아직도 아라랏 산 주변에서 방주의 흔적을 찾고 있습니다. 창세기가 방주가 그곳에 멈춰 섰다고 기록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수많은 탐사 원정에도 불구하고 과학적으로 입증된 증거는 단 하나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아마도 수천 년의 세월에 걸쳐 인류가 만들어 낸 가장 놀라운 신화 중 하나를 마주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대홍수는 실제로 있었을까? 창세기 속 노아의 방주 이야기의 진실
흑해(가운데)와 왼쪽의 메소포타미아 평원을 보여주는 위성 사진

본문은 여러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특히 National Geographic History에 실린 하비에르 알론소 로페스(Javier Alonso López)의 기사를 참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