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역사

폭염·가뭄·폭설·폭풍까지, 2018년 극한 날씨의 해… 독일 기상청 기록이 남긴 경고

2018년은 독일 기상 관측 역사에 한 획을 그린 극한 날씨의 해였습니다. 북부 독일 주민들은 꿈같은 여름을 만끽했지만, 뒤이어 찾아온 긴 가뭄은 농업과 일상에 심각한 피해를 남겼습니다. 여기에 대형 폭설과 격렬한 폭풍까지 겹치면서, 한 해 내내 이례적인 기상 현상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매우 길고 따뜻하고 맑았던 2018년 여름은 북부 독일에 선물 같은 계절이었습니다. 고기온 기록은 이미 봄부터 깨지기 시작했습니다. 엠스란트(Emsland)의 린겐(Lingen)에서는 4월 19일 기온이 섭씨 29도까지 올랐습니다. 6월부터 8월까지 이어진 여름철에는 강수량이 크게 부족했고 일조량은 기록적인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그라이프스발더 오이(Greifswalder Oie)에서는 기온이 20도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 열대야가 무려 14회 나타났고, 900시간이 넘는 일조량이 집계됐습니다. 뤼겐(Rügen) 앞바다의 작은 발트해 섬이 독일 전역 어디보다 많은 기록을 세운 셈입니다.

슐레스비히홀슈타인·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 관측 사상 가장 더웠던 여름

북해와 발트해를 찾은 휴양객, 야외수영장 운영자, 아이스크림 판매자, 야외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 모든 사람에게 2018년 여름은 꿈의 계절이었습니다. 독일 기상청(DWD)에 따르면 슐레스비히홀슈타인과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은 1881년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더운 여름을 보냈습니다. 니더작센과 함부르크의 평균 기온 역시 DWD 통계상 2003년 여름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일조 시간은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이 850시간, 슐레스비히홀슈타인이 750시간, 니더작센이 745시간, 함부르크가 720시간을 기록했습니다. 올여름 북부 독일의 최고 기온은 8월 7일 니더작센 바르싱하우젠회엔보스텔에서 측정된 섭씨 37.9도였습니다. 10월까지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북부 독일 주민들은 한 번 더 여름 분위기를 만끽할 것으로 보입니다.

가뭄과 산불, 그늘진 꿈의 여름

그러나 이번 여름에는 분명한 그늘도 있었습니다. 몇 달째 비가 오지 않으면서 지나치게 건조해졌고, 니더작센은 관측 사상 두 번째로 건조한 여름을 기록했습니다. 농업 피해는 심각해 곡물과 옥수수에서 상당한 수확량 감소가 이어졌습니다. 농업 중심지인 니더작센에서만 4,000명의 농민이 연방 및 주 정부에 가뭄 피해 지원을 신청했습니다.

들판 화재와 산불도 잇달았습니다. 9월 4일 니더작센주 메펜(Meppen)에서 발생한 황무지 화재는 약 2×4km 면적으로 번졌고, 진화까지 몇 주가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하천 수위 하락은 물류 운송에 큰 차질을 빚었고, 디트마르셴(Dithmarschen) 지역에서는 식수 공급난이 벌어졌습니다. 사람과 동물, 식물 모두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북부를 덮친 폭염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극한 기상 재앙의 해, 2018년을 돌아보다

전반적으로 2018년은 극심한 날씨의 해였습니다.

  • 1월 18일: 저기압 '프리데리케(Friederike)'가 폭설과 허리케인급 돌풍을 동반하며 북부를 강타했습니다. 전국 장거리 철도 운행이 마비됐고 사망자도 발생했습니다. DWD에 따르면 하르츠산맥 브로켄(Brocken)에서 시속 203km의 풍속이 측정됐으며, 이번 폭풍은 11년 전 저기압 '키릴(Kyrill)' 이후 숲에 가장 큰 피해를 입혔습니다.
  • 2월 28일: 눈 구름대가 슐레스비히홀슈타인 일부 지역을 통과하며 심한 눈보라와 적설을 일으켰습니다. 브레트슈테트(Bredstedt) 인근에는 0.5m가 넘는 눈이 쌓이기도 했습니다. 이어지는 영하권 기온으로 북부 내륙 운송에 차질이 생겼고, 북해와 발트해에 얼음이 형성돼 동프리슬란트 제도행 선박 운항이 일시 중단되고 발트해에서는 쇄빙선이 투입됐습니다. 많은 지역에서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되는 날을 맞기도 했습니다.
  • 4월 1~2일: 기록적인 폭설이 내리며 특히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 주민들에게 흰 부활절이 찾아왔습니다.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도로와 철도 위 나무들이 쓰러지고 정전이 발생했으며, 말로우(Marlow) 조류공원에서는 새장이 붕괴했습니다. 이후 해빙기가 찾아오면서 홍수까지 이어졌습니다.
  • 4월 중순~5월: 4월 중순 하이데(Heide) 지역과 승천일(5월 10일)에는 남부 홀슈타인과 함부르크 광역권에서 뇌우와 국지성 폭우로 큰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 9월 21일: 올해 첫 가을 폭풍이 철도와 도로 교통에 영향을 미쳤고, 북해 섬으로 향하는 선박 운항이 부분 마비됐으며 함부르크 항만에서는 컨테이너가 전복되는 피해가 있었습니다.

'기후 변화가 독일을 지배하고 있다'

그렇다면 2018년의 날씨는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을까요? 독일 기상청(DWD)의 연간 결산에 따르면 2018년은 1881년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후 독일에서 가장 더운 해로, 평균 기온이 섭씨 10.4도를 기록했습니다. 당시 DWD 부청장 폴 베커(Paul Becker)는 이를 '슬픈 기록'이라 불렀습니다. 1881년 이후 가장 더웠던 9개 해 중 무려 8개가 21세기에 집중돼 있습니다.

'이처럼 더운 해들이 뚜렷하게 몰려 있는 것은 온난화 추세가 꺾이지 않았으며, 기후 변화가 이미 독일을 지배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평균 기온이 계속 상승할 뿐 아니라, 자연과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극한 기상 현상도 더욱 빈번해질 것으로 전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