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역사

인류 최초의 소방관은 고대 로마에서 태어났다 — 아우구스투스 황제와 '비길레스' 군단의 이야기

고대 로마는 언제나 불과 함께 살아온 도시였습니다. 짚, 나무, 천 등 가연성 물질이 넘쳐나는 좁은 골목, 노점이 가득한 빽빽한 거리, 수십만 명이 밀집한 인구 밀도까지 — 화재는 로마 시민들에게 가장 두려운 재앙이었습니다.

네로 황제 시대인 서기 64년, 로마를 황폐화시킨 대화재는 역사상 가장 유명한 화재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전설에 따르면 황제는 마이케나스 탑(Maecenas Tower) 위에서 불타는 도시를 바라보며 태연하게 거문고를 연주하고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인류 최초의 소방관은 고대 로마에서 태어났다 — 아우구스투스 황제와  비길레스  군단의 이야기

그러나 로마의 화재 문제는 네로 시대에 처음 생긴 것이 아닙니다. 당국이 마련한 대책이라곤 도시 요충지에 물통을 든 몇몇 자경단원을 배치하는 것이 전부였고, 그 결과는 참담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전환점은 서기 6년의 대화재였습니다. 아우구스투스 황제는 전혀 효율적이지 못한 이 시스템을 완전히 대체하기 위해 전문 소방 조직인 비길레스(Vigiles) 군단을 창설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역사상 최초의 공식 소방대가 바로 이곳입니다.

'철야군단'이라 불린 비길레스는 다음과 같은 전문 인력으로 구성되었습니다.

  • 물병자리(Aquarii) — 인간 사슬을 이루며 물통을 전달했습니다.
  • 시포나리(Siponarii) — 핸드 펌프(사이포스)로 불길에 물을 뿌렸습니다.
  • 운시나리(Uncinarii) — 갈고리가 달린 창으로 불타는 천장과 벽을 분리·해체했습니다.

인류 최초의 소방관은 고대 로마에서 태어났다 — 아우구스투스 황제와  비길레스  군단의 이야기

흥미로운 점은 이 소방대가 화재 진압뿐 아니라 야간 순찰 등 감시 업무까지 겸했다는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이들이 이미 활동하던 상황에서도 서기 64년의 화재가 그토록 파괴적일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네로를 비난하는 전설에는 어쩌면 어느 정도의 진실이 담겨 있을지도 모릅니다.

인류 최초의 소방관은 고대 로마에서 태어났다 — 아우구스투스 황제와  비길레스  군단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