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역사

라틴인의 기원: 로마 건국 신화 속 원주민족과 트로이 영웅 아이네이아스의 이야기

호주 원주민을 떠올리며 '원주민'이라는 단어를 특정 민족에만 국한해 생각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사실 원주민(Aborigines)은 호주에만 쓰이는 고유명사가 아니라, 한 지역의 최초 정착민, 즉 그 땅의 원래 주민을 가리키는 일반 명사입니다. 어원적으로도 라틴어 ab origine(기원으로부터)에서 파생된 단어입니다.

로마 전설에 따르면, 원주민족은 이탈리아 반도 중부 지역의 최초 주민이었습니다. 그들은 법도, 도시도 없이 유목 생활을 하며 야생 과일을 먹고 살았으며, 그들의 왕은 바로 라티누스(Latinus)였습니다.

라틴인의 기원: 로마 건국 신화 속 원주민족과 트로이 영웅 아이네이아스의 이야기

▲ 트로이를 떠나 새 땅을 찾아 항해하는 아이네이아스

전설에 따르면 아이네이아스(Aeneas), 즉 헥토르와 함께 싸운 트로이의 영웅이 라티누스가 다스리는 땅에 상륙하여 도시 건설을 시작합니다. 왕은 이러한 침입을 참을 수 없는 모욕으로 여겼고, 아이네이아스와 그의 트로이아군에 맞서 군대를 소집합니다. 침입자들을 포위하고 전투를 준비하던 그 순간, 원주민족의 신들이 라티누스에게 외지인과 화합할 것을 조언했고, 왕은 마침내 이를 받아들입니다.

결국 원주민족은 트로이아인들이 정착할 수 있도록 영토 일부를 내어주었고, 트로이아인들은 그 대가로 루툴리족의 왕 투르누스(Turnus)와의 전쟁을 함께 치르기로 약속합니다.

감사의 표시로 라티누스는 자신의 딸 라비니아(Lavinia)를 아이네이아스에게 시집보냈으며, 이때 세워진 새 도시의 이름이 바로 라비니움(Lavinium)입니다. 기록에 따르면 루툴리족과 원주민족은 트로이아인의 지원을 받아 대규모 전투를 벌였고, 원주민족은 승리를 거두었지만 왕 라티누스는 전장에서 생명을 잃고 맙니다.

이후 아이네이아스가 왕위를 계승했으며, 원주민족과 트로이 이주민이라는 두 민족은 하나로 융합되어 죽은 왕을 기리는 뜻으로 '라틴(Latin)'이라는 이름을 채택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우리가 아는 라틴인의 기원이자, 위대한 로마 문명의 출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