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과 서커스: 로마 시민을 사로잡은 국영 오락
라틴어 격언 «판넘 에트 치르켄세스(Panem et circenses, 빵과 서커스)»가 상징하듯, 로마 황제들은 거대 경기장 키르쿠스 막시무스(Circus Maximus)의 전차 경주와 콜로세움의 검투 대결 및 야수 사냥(venatio)으로 시민들의 호심을 샀습니다.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통째로 해전(naumachia)을 재현하기도 했으며, 심지어 신화 자체를 무대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신화로 꾸며진 처형: 오르페우스와 헤라클레스
가장 유명한 신화 재현 중 하나는 오르페우스였습니다. 사형 선고를 받은 죄수가 거문고를 든 오르페우스 역으로 무대에 섰고, 관중은 그가 음악으로 케르베로스를 재우듯 우리에 갇힌 야수들을 길들이는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그러나 결말은 이미 정해져 있었습니다. 연주가 끝나면 죄수는 야수들에게 산 채로 찢기며 목숨을 잃었습니다.
헤라클레스의 죽음도 반복적으로 재현되었습니다. 신화 속 헤라클레스는 독이 묻은 튜닉을 입은 뒤 견딜 수 없는 고통 끝에 스스로 화퇴에 오르기를 요청했는데, 이 장면을 연기하는 사람은 무대 위에서 실제로 불태워졌습니다.

'성가신 튜닉': 산 채로 인간 횃불이 되는 처형
헤라클레스 역을 맡은 이에게 입혀진 것은 인화성 물질에 흠뻑 적신 리넨 튜닉이었습니다. 고통을 더 오래 지속시키기 위해 불이 붙는 속도를 늦추는 성분까지 첨가했을 것으로 추정되며, 덕분에 그는 산 채로 '인간 횃불'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처럼 가연성 옷을 입혀 화형에 처하는 방식은 투니카 몰레스타(Tunica molesta), 곧 '성가신 튜닉'이라 불렸습니다.
네로의 박해와 십이표법의 화형 규정
이 처형법을 완성한 인물은 네로였습니다. 기원후 64년 로마 대화재의 방화범으로 초기 그리스도인들을 지목했을 때, 그는 이 잔혹한 방법을 그들에게 대규모로 사용했습니다. 다만 이것이 완전히 새로운 발명은 아니었습니다. 로마 최고(最古)의 성문법이라 불리는 십이표법에는 이미 방화죄로 기소된 자에게 산 채로 불태우는 형벌, 즉 크레마티오(crematio) 혹은 아드 플라마스(ad flammas)가 규정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출처: 'Ad Flammas – 로마의 처형', 고고학(Archaeolog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