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역사

가톨릭 군주가 처음은 아니었다: 우라카 1세와 '전투왕' 알폰소 1세의 스페인 통일 시도

1492년, 가톨릭 군주 페란도 2세와 이사벨 1세는 그라나다를 함락하며 '레콩키스타(재정복)'를 완수하고 이베리아반도의 기독교 왕국을 통일했습니다. 그러나 스페인 왕국 통일이라는 대업을 처음 꿈꾼 것은 이들이 아닙니다. 그보다 3세기 반가량 앞서, 이미 한 쌍의 군주가 야심찬 도전을 벌였습니다. 바로 카스티야·레온의 우라카 1세(Urraca I)와 아라곤·나바라의 알폰소 1세, 별칭 '전투왕(El Batallador)'입니다.

가톨릭 군주가 처음은 아니었다: 우라카 1세와  전투왕  알폰소 1세의 스페인 통일 시도

알폰소 1세와 까치

이야기는 카스티야·레온의 알폰소 6세에서 시작됩니다. 그에게는 왕위를 이을 적법한 남성 상속인이 없었습니다. 무어인 귀부인 사이다(Zaida)와의 열정적인 사랑에서 얻은 아들 산초마저 우클레스 전투에서 요절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공주 우라카가 아버지의 뒤를 이었으며, 이는 이베리아 왕정사에서 여성이 왕위를 물려받은 최초의 사례로 기록됩니다.

여기에 두 왕국의 귀족들은 통일의 기회를 감지했습니다. 부르고뉴 백작 레몽(Raymond of Burgundy)의 미망인이 된 우라카와 아라곤 왕 알폰소를 혼인시키면 카스티야·레온과 아라곤이 하나로 묶일 수 있다고 본 것입니다. 두 사람은 1109년 결혼에 성공했지만, 극명하게 어긋난 성격은 순식간에 다툼과 모욕의 나날로 변해갔고, 알폰소는 심지어 아내를 유폐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결국 알폰소는 우라카와의 혼인을 일방적으로 파기했고, 교황 역시 두 사람이 사촌 지간이라는 혈연상의 문제를 들어 이 결혼의 무효화를 환영했습니다. 이로써 최초의 왕국 통일 시도는 결렬로 막을 내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