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역사

손과 발이 곧 계산기? '20'을 '사람 한 명'으로 세던 원주민의 독특한 계수법

숫자를 세는 방식은 문화권마다 제각각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하나, 둘, 셋'조차 오랜 세월 쌓인 약속일 뿐, 세상에는 그보다 훨씬 창의적인 수 세기 방식들이 존재합니다.

오늘 소개할 것은 베네수엘라 오리노코 강 유역 원주민들의 언어 타마니(tamaníes)의 계수법입니다. 이들은 손과 발을 하나의 '살아있는 계산기'처럼 활용했는데, 그 체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 1~4 : 해당 용어의 출처와 번역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 5 : '손(한 손)'으로 번역됩니다.
  • 6 : '다른 손의 하나'
  • 7 : '다른 손에서 둘'
  • 10 : '양손'
  • 11 : '발 중 하나'
  • 12 : '발 두 개'
  • 15 : '발 전체'
  • 16 : '다른 쪽 발'
  • 17 : '다른 발에서 나온 둘'
  • 20 : '인디언(tevin itóto)', 곧 '사람 한 명'
  • 21 : '다른 인디언의 손 중 하나'

여기서 주목할 점은 바로 '20'이 '인디언', 즉 '사람 한 명'으로 불린다는 사실입니다. 손가락 열 개와 발가락 열 개를 모두 더해야 비로소 온전한 한 사람이 되기 때문입니다.

손과 발, 그러니까 '손가락과 발가락(digit)'을 기준으로 삼는 또 다른 사례는 그린란드 원주민에게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이들의 수 체계에서 53은 '세 번째 남자의 첫째 발의 세 발가락'이라는 표현으로 나타냅니다. 참고로 영어 '디지털(digital)'의 어원인 라틴어 '디지투스(digitus)'가 '손가락'을 뜻한다는 점을 떠올리면, 이들의 계수야말로 이름 그대로 가장 오래된 '디지털' 방식이라 할 만합니다.

출처 : 말바 타한(Malba Tahan), 『재미있고 흥미로운 수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