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역사

역사상 최초로 사진에 담긴 가운데손가락 몸짓, 그 주인공은 19세기 야구 레전드

손을 쥔 채 가운데손가락을 치켜드는 이 경멸적인 몸짓, 흔히 '버드(bird)'라고 불리는 이 제스처의 뿌리는 고대 그리스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기원전 423년, 극작가 아리스토파네스는 희곡 구름에서 철학자 소크라테스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냈습니다. 극중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농부는 '닥틸(dactyl)'이라는 시의 존재를 알고 놀라는데, 그리스·로마 운율에서 닥틸은 긴 음절 하나와 짧은 음절 둘로 이루어진 발을 뜻합니다. 시인이 이를 설명하자 농부는 소크라테스가 '손가락'을 언급한 것으로 오해하고, 가운데손가락을 들어 보이며 묻습니다. "아마 이게 아닐까요?" 이 장면을 계기로 이 몸짓은 삽시간에 무례함과 경멸의 상징으로 퍼져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진으로 남은 최초의 이 몸짓은 누가, 언제 만들어냈을까요? 그 주인공은 바로 메이저리그(MLB) 프로 야구 투수 찰스 가드너 래드본(Charles Gardner Radbourn), 별명 올드 호스(Old Hoss)입니다. 1886년, 그는 소속팀 보스턴 비니터스(Boston Beaneaters)의 단체 사진 촬영에서 카메라를 향해 가운데손가락을 세웠고, 이 사진은 역사상 최초로 해당 몸짓이 담긴 사진으로 기록되었습니다.

래드본은 메이저리그에서 총 12시즌을 뛰었습니다. 버펄로 바이슨스(1880), 프로비던스 그레이스(1881~1885), 보스턴 비니터스(1886~1889), 보스턴 레즈(1890), 신시내티 레즈(1891)가 그의 소속팀이었습니다. 1884년에는 메이저리그 투수로는 두 번째로 트리플 크라운(다승·탈삼진·방어율 부문 1위)을 달성했으며, 시즌 60승이라는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은 최다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1939년에는 미국 야구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었습니다.

역사상 최초로 사진에 담긴 가운데손가락 몸짓, 그 주인공은 19세기 야구 레전드

보스턴 비니터스 시절의 팀 사진

역사상 최초로 사진에 담긴 가운데손가락 몸짓, 그 주인공은 19세기 야구 레전드

별명 '올드 호스'로 불린 찰스 래드본

은퇴 후 래드본은 일리노이주 블루밍턴에서 당구장을 성공적으로 운영했지만, 사냥 사고로 한쪽 눈을 잃었습니다. 외모의 변화에 대한 수치심 때문에 그는 남은 여생을 집에 틀어박혀 지냈고, 몇 년간 매독으로 고통받다가 1897년 블루밍턴에서 생을 마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