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역사

서머나 1922: 화물을 바다에 버리고 825명의 생명을 구한 일본인 선장의 미스터리

서머나 1922: 화물을 바다에 버리고 825명의 생명을 구한 일본인 선장의 미스터리

1922년 스미르나(현 이즈미르)가 불바다가 되던 그 참혹한 시절, 항구에 우연히 정박해 있던 일본 화물선 '도케이마루(Tokei Maru)'는 수백 명의 그리스인과 아르메니아인에게 마지막 생명줄이 되었다.

과연 선장은 누구였을까? 그는 수백만 유로어치의 값진 화물을 통째로 바다에 버리는 결단을 내렸고, 그 빈자리에 최대한 많은 피난민들을 배에 태웠다. 지금도 전 세계 곳곳에서 이 영웅의 신원을 밝혀내려는 이들이 있다.

그중 한 명인 테살로니키 출신 연출가 자코스 사몰라다스(Zachos Samoladas)는 아테네와 테살로니키에서 발행되는 아테네통신(APE-MPE) 잡지 '프락토레오(PRAKTOREO)'를 통해 이 이야기를 소개했다. 그는 '전설적인 선장'의 이름을 찾는 것뿐 아니라, 이 이야기를 영화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특히 스미르나 대화재 100주기가 되는 2022년에 맞춰 작품을 완성하고 싶어 한다.

시간의 그림자 속 전설

1922년 9월 18일자 한 통의 전보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일본 선박이 피난민들을 태웠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들을 실기 위해 적재 화물을 바다에 버렸다고 한다. 승객들은 일본 선원들의 감동적일 만큼 정중한 행동을 입에 담고 있다."

발신인은 당시 스미르나 주재 미국 영사 조지 호튼(George Horton), 수신인은 미국 국무부였다. 전보에 언급된 선박은 바로 일본 화물선 '도케이마루'다. (일본어로 '도케이'는 시계를, '마루'는 바다를 뜻한다)

선장의 명령으로 스미르나 항구의 바닷물에 버려진 화물은 고가의 비단과 직물, 도자기였다. 당시 피레우스 신문 보도에 따르면 화물 가치는 무려 20만 파운드, 오늘날 가치로 환산하면 약 4,800만~5,000만 유로에 달한다. 배에 탑승한 피난민은 '몇 명'이 아니라 무려 825명. 남녀노소를 막론한 그리스인과 아르메니아인들이 마지막 순간에 목숨을 부지해 이 배에 올랐고, 피레우스항으로 무사히 옮겨졌다.

알 수 없는 주인공

'도케이마루'의 이야기는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나 완전히 베일에 싸인 것은 다름 아닌 선장의 이름이다. 하나의 선택으로 825명의 생명을 구한 그 남자는 끝내 무명의 영웅으로 남았다.

"배에 관한 정보는 모두 갖고 있습니다. 톤수, 기항 항구, 보험 가입 여부까지 전부요. 하지만 선장의 이름만은 끝내 찾을 수 없습니다." 테살로니키의 자코스 사몰라다스는 전 세계에서 선장의 신원을 추적하는 소수의 인물 중 한 명이다.

그야말로 격변의 시대였다. 이후 제2차 세계대전이 닥치면서 건물과 공공기관이 폭격당했고, 소중한 기록보관소들도 함께 사라졌으니 그 시절의 증거를 찾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 자코스는 연출가로서 테살로니키 시립방송에서 일하고 있다.

연구의 계기는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테살로니키 트리안드리아 지역의 '제2의 기회 학교' 담벼락에 기념 현판이 걸렸다. 오늘날 그 현판을 찾기는 쉽지 않지만, 발견한다면 이런 문구를 읽게 될 것이다. "우리는 1922년 스미르나의 파괴로부터 그리스 피난민들을 구한 일본인 선장에게 이 기념비를 바칩니다."

조사의 행보

세계 곳곳에서도 '도케이마루' 선장에 대한 단서를 쫓는 이들이 있다. "지금까지 그리스 국내외에서 15명을 확인했습니다. 두 명은 테살로니키에, 한 명은 카발라에, 한 명은 파트라에, 두 명은 아테네에 살고 나머지는 해외에 있습니다. 최근 연락한 인물 중 한 명은 그리스계 미국인 활동가이자 작가인 단 게오르가카스(Dan Georgakas)입니다." 자코스는 말을 이었다. "게오르가카스의 어머니는 당시 12세로 이 배에 타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일본인 선장을 두고 '천사들의 천국에서의 모습은 분명 저분의 모습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선장의 신원을 쫓는 또 다른 인물은 일본인 나나코 무라타(Nanako Murata)다. 그녀는 2007년 카발라 출신의 한 남성, 즉 이 배에서 구조된 여성의 아들로부터 이 배의 이야기를 처음 들었다. 당시 무라타 씨는 아리스토텔레스 대학교 테살로니키에서 근대 그리스사를 공부하던 중이었다. 현재는 도쿄 도요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며, 이듬해 봄 테살로니키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

영화 시나리오 속 장면들

[...] 일본 화물선이 스미르나 항에 입항할 무렵, 투르크군이 도시를 점령한다. 일본인 선장은 검역을 명령받고 지시를 기다린다. [...] 스미르나에서 파괴가 시작된다. 투르크군은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학살을 자행한다. [...] 그리고 첫 피난민들이 도착해 도움을 구한다. [...]

선장은 부하들을 바라보고, 눈을 감고, 사람들의 울음소리와 불길, 바다의 먼 애가를 듣는다. 그리고 명령을 내린다. "모든 화물을 바다에 던져버려라. 최대한 많은 사람을 배에 태워라."

투르크군이 반발한다. 피난민들을 바다에 던져버리라고 요구한다. 선장의 대답은 굳건했다. "여기는 일본 영토다. 이 배나 승선자를 해치려는 어떤 시도든 천황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되며, 보복을 불러올 것이다." [...] 배는 항구를 떠난다. 지평선 위에는 한때 강성했던 스미르나의 흔적, 가느다란 검은 연기만이 남는다. [...]

이것은 자코스가 서랍 속에 간직한 시나리오의 일부로, 조만간 장편영화로 발전시키는 것이 그의 목표다. 이를 통해 그 특별한 인물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어 한다. 그 역시 강제 이주를 겪은 가문의 후손이기 때문이다.

애니메이션에서 다큐멘터리까지

장편영화가 최종 목표이지만, 자코스는 이미 15분 분량의 애니메이션을 제작했다. 여러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기도 했지만 일부에서는 제외되기도 했다. 또한 다큐멘터리 완성의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었다. "다큐멘터리에 쓸 충분한 자료가 확보되어 있습니다"라고 그는 말하며, 스미르나 파괴 100주기가 되는 2022년까지 완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출처: APE-MPE, 프락토레오(PRAKTOR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