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역사

그단스크 역사를 다시 써야 할까? 고고학자, "그 도시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 주장

모든 역사 교과서는 미에슈코 1세 시대에 포메라니아 동부 전역이 폴란드 영토였다고 가르칩니다. 공작 미에슈코는 그단스크에 거대한 무역 거점을 세워 은이 국가 중심부로 끊임없이 흘러들게 했다는 것이죠. 그러나 고고학자 슬라보미르 바딜(Sławomir Wadyl)은 이 정설에 정면으로 맞섭니다. 그에 따르면, 당시 그단스크라는 도시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말보르크 성 박물관 소속 연구자인 바딜은 "동포메라니아를 통해 아랍 은이 폴란드로 유입됐다는 가설은 고고학적 증거로 뒷받침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지역에서 확인된 것은 930~960년경으로 추정되는 은화 보물 단 세 곳뿐이며, 그마저도 연대 판정이 확실하지 않다고 합니다.

왜 이 문제가 중요할까요? 당시 급성장하던 초기 피아스트 국가는 성곽의 건축과 유지, 공작 직속 호위대 운영, 통치 체계 정비에 막대한 재정을 필요로 했습니다. 그 열쇠는 무역로 장악이었고, 특히 대폴란드에서 그단스크로 이어지는 교역로가 핵심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목적지인 그단스크는 아직 존재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그단스크 역사를 다시 써야 할까? 고고학자,  그 도시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  주장

미에슈코 1세는 이미 10세기 중반부터 그단스크와 동포메라니아를 다스리고 있었을까? (얀 마테이코의 그림 「기독교 전래」에 묘사된 폴란드 공작)

그단스크는 하루아침에 세워지지 않았다

10세기 중반 그단스크 만 일대에 강력한 정치·상업 중심지가 존재했다는 주장은 은 매장지 외의 근거에서도 의문을 갖게 됩니다. 바딜이 지적하듯 최신 고고학 연구에 따르면, 당시 프로이센 땅의 트루소(Truso) 상관이 아직도 운영 중이었습니다. 이 거점은 11세기 초에 쇠퇴한 것이 아니라 11세기 중반까지 기능했으므로, 많은 역사학자들이 생각해 온 것처럼 그단스크가 트루소의 역할을 넘겨받을 이유가 없었던 셈입니다.

그단스크 역사를 다시 써야 할까? 고고학자,  그 도시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  주장

그단스크는 생각보다 수십 년 늦게 건설되었을까? (17세기 그림에 나타난 그단스크 문장)

비스툴라 강과 모트와와 강이 합류하는 지점의 도시 기원에 관한 종래 학설은 그곳에서 발굴된 중세 성채 최고(最古) 유구의 연대 측정에 상당 부분 기반을 두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연륜연대기법(수목연대측정)에 따른 최근 분석 결과, 해당 건축물의 연대가 무려 100년이나 뒤로 밀려 11세기 중반으로 수정되었습니다.

말보르크 박물관의 이 고고학자는 문헌 기록에 대해서도 지적합니다. 어떤 사료에도 그단스크 만과 발트해에 기반한 국경이 10세기 중반이라는 이른 시기에 존재했음을 입증하는 내용은 없다는 것입니다. 고고학 자료 역시 이 지역에서 정착지와 영토 구조에 큰 변혁이 일어났다는 흔적을 보여주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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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해야 할 점은 슬라보미르 바딜의 학설이 그동안 그단스크 기원에 관해 축적된 학술 문헌 대부분과 배치된다는 사실입니다. 그의 논거가 학계의 공감을 얻을지는 앞으로 지켜볼 문제입니다.

그단스크 역사를 다시 써야 할까? 고고학자,  그 도시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  주장

성 보이치에흐 행전(行傳)의 일부. '기다니즈크(Gyddanyzc)'라는 이름이 보입니다(위에서 넷째 줄 첫 단어).

다만 인용된 고고학자 스스로도 인정하는 한 가지 사실은 비교적 확실해 보입니다. 997년, 성 보이치에흐(성 아달베르트)가 프로이센 선교 여정에 오르기 전 머무른 요새가 포메라니아에 실재했다는 점입니다. 순교 주교의 가장 오래된 전기는 이곳을 기다니즈크(Gyddanyzc)라 불렀습니다.

출처

Sławomir Wadyl, Did the 10th-century silver influx to the Early Piast state come from Eastern Pomerania?, [in:] Migrations. Journeys in history. Antiquity and the Middle Ages(시리즈: Mare Integrans. Studies on the history of the shores of the Baltic Sea), ed. Maciej Franz, Karol Kościelniak, Zbigniew Pilarczyk, Wydawnictwo Adam Marszałek, Toruń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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