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1년 3월 9일, 이탈리아군의 '봄 공세'가 제2군단 전선의 트레베시나(Trebesina) 일대에서 개시되었다. 이탈리아군의 핵심 목표는 단 한 번도 손에 넣지 못했던 731 고지의 점령이었다.
17번의 공격, 모두 격퇴되다
이후 10일 동안 이탈리아군은 이 고지를 향해 무려 17차례에 걸친 연속 공격을 감행했다. 그러나 그리스 제1보병사단 소속 병사들은 막중한 희생을 치르면서도 이를 모두 물리쳤다.
전차와 정예부대가 앞장선 마지막 돌격
3월 19일, 이탈리아군은 전차 지원까지 동원해 사실상 마지막이 될 총공격을 결심한다. 공격을 맡은 부대는 이탈리아 '시에나(Siena)' 사단 예하 제31보병연대였다. 이탈리아군은 제1제대에 전차와 긴밀한 협동 작전을 수행하도록 특별히 훈련된 정예 보병 중대를 배치했다.
오전 6시 30분, 이탈리아 포병은 다시 한번 세르레스(Serres) 출신 명문 제19보병연대 예하 그리스 제III/19 대대가 방어하는 구역의 고지를 향해 포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이탈리아군은 처음으로 '롤링 포격' 전술을 활용해 그리스 진지로 접근했고, CV-35 경전차 4대로 구성된 소대가 선두에 서고 그 뒤를 정예 중대가 따랐다.
이탈리아 제31보병연대의 나머지 병력은 제2제대를 이루어 뒤따르며, 제1제대의 돌파에 편승할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
전차 4대, 순식간에 궤멸
이탈리아군은 그리스 포병의 포화에 피해를 입으면서도 진지에 도달했다. 그러나 4대의 전차 가운데 2대는 그리스 포탄에 그대로 파괴되었고, 또 하나는 피격되어 움직임을 잃은 채 승무원들이 전사했다. 남은 마지막 전차는 180도 방향을 틀어 도주하고 말았다. 한편 이탈리아 보병 중대는 이미 그리스 참호 바로 앞, 돌격 가능 거리까지 근접한 상태였다.
"칼끝으로 돌진하라" — 쿠트리디스 대위의 명령
이때 제III/19 대대장, 영웅적인 세르레스 출신 군인 파나요티스 쿠트리디스(Panagiotis Koutridis) 대위가 외쳤다. "총검을 장착하라! 돌진!"
순간, 이탈리아군의 포격으로 흙투성이가 된 참호 저편에서 수십 개의 그림자가 하늘로 솟구쳤다. 팔과 다리가 찢기고 몸에는 붕대를 감은 채, 조국이 맡긴 이 땅 한 조각을 끝내 지키겠다는 결의 하나만으로 무장한 병사들은 '아에라(Αέρα)'! 즉 "바람이다!"를 외치며 앞으로 쏟아져 나왔다.
창칼과 수류탄으로 벌인 70분간의 백병전
그리스 병사들은 이탈리아군의 사격을 아랑곳하지 않고 분노에 차 정예 중대에게 돌진해 포위 섬멸했다. 울퉁불퉁한 고지에서 벌어진 수류탄과 창칼을 이용한 치열한 백병전은 1시간 10분간 계속되었고, 이 과정에서 100명이 넘는 이탈리아 병사가 목숨을 잃었다. 부상당한 이탈리아 병사 5명도 포로로 잡혔다.
제III/19 대대가 이탈리아군의 공격을 분쇄하는 동안, 그리스 포병은 고지를 향해 전진하던 제2제대 이탈리아 병력에게 집중 포격을 가했다. 정확한 그리스군의 포화에 밀린 이탈리아 부대는 후퇴할 수밖에 없었다. 이로써 731 고지를 향한 18번째이자 마지막 공격은 완전히 좌절되었다.
29명의 희생자를 남긴 승리
격퇴 직후, 이탈리아군은 피로 물든 실패에 대한 복수라도 하듯 그리스 진지에 대한 격렬한 보복 포격을 퍼부었다. 그날 그리스군은 29명의 젊은 병사를 잃었고, 추가로 121명이 부상을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