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더 대왕은 로마를 정복하지 않았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알렉산더 대왕은 로마를 정복하지 않았습니다. 알렉산더 대왕(기원전 356년~기원전 323년)은 고대 그리스계 왕국인 마케도니아의 왕으로, 중동·북아프리카·인도에 이르는 광대한 영역을 정복한 위대한 군사 지휘관이었지만, 평생 동안 이탈리아 반도에는 한 번도 발을 들이지 않았습니다.
알렉산더 대왕의 정복 원정
기원전 334년, 알렉산더는 아버지 필리포스 2세가 준비해 온 계획을 바탕으로 페르시아 제국 정복에 나섰습니다. 그는 소아시아(현재의 터키)에서 출발해 레반트와 이집트를 거쳐 메소포타미아로 진격했고, 페르시아 제국을 무너뜨린 뒤에는 오늘날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지역을 지나 인도 북서부까지 도달했습니다. 다만 이 모든 원정 경로는 동쪽 방향이었으며, 서쪽에 위치한 이탈리아는 처음부터 그의 정복 목표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알렉산더 시대의 로마
흥미로운 점은, 알렉산더가 활약하던 기원전 4세기에 로마는 아직 유럽 역사의 주인공이 아니었다는 사실입니다. 당시 로마는 이탈리아 중부에 자리한 하나의 도시 국가로, 라틴족 도시들과 에트루리아, 삼니움 등 주변 세력과의 다툼 속에서 서서히 성장하는 단계였습니다. 즉, 알렉산더가 생존해 있던 시기의 로마는 훗날 지중해 세계를 통일할 초강대국이라기보다는, 반도 안에서 영향력을 넓혀 가던 신흥 세력에 가까웠습니다.
만나지 못한 두 강자
역사학자들 사이에서는 "알렉산더가 서쪽으로 진군해 로마와 부딪혔다면 어땠을까"라는 가상의 질문이 종종 논의됩니다. 일부 기록에 따르면 알렉산더는 카르타고를 포함한 서방 원정을 구상하기도 했다고 전해지지만, 기원전 323년 바빌론에서 갑작스럽게 요절하면서 이 계획은 끝내 실현되지 못했습니다. 결국 알렉산더와 로마는 같은 시대를 살았음에도 서로 교차하지 않은 채, 각자 다른 방식으로 역사를 만들어 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