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삼중 협상과 동맹'이라는 하나의 개념처럼 불리지만, 사실 이 둘은 서로 다른 시기에 체결된 별개의 국제 협약입니다. 제1차 세계대전 전야 유럽을 양분했던 이 두 진영의 결성 배경과 시기를 정확히 이해하면 당시 국제 정세를 훨씬 선명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삼중 협상(Triple Entente) — 1907년
삼중 협상은 영국, 프랑스, 러시아 세 나라 사이에 형성된 협약 체계로, 급성장하는 독일과 오스트리아-헝가리의 세력에 맞서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프랑스와 러시아는 1894년 프러동맹을 맺었고, 영국과 프랑스는 1904년 우호협정(엔트 코르디알레)을 체결했습니다. 그리고 1907년 영국과 러시아가 협상을 맺으면서 비로소 삼국이 하나의 진영으로 묶이게 되었으니, 일반적으로 삼중 협상의 완성 시점은 1907년으로 봅니다.
삼국 동맹(Triple Alliance) — 1882년
반면 삼국 동맹은 독일, 오스트리아-헝가리, 이탈리아가 1882년에 체결한 군사 동맹입니다. 이 동맹은 특정 국가를 겨냥하기보다는 유럽의 기존 질서와 세력 균형, 즉 현상 유지(status quo)를 지키는 것을 주된 목표로 삼았습니다.
두 진영의 대립이 남긴 것
이처럼 삼중 협상(1907년)과 삼국 동맹(1882년)은 성격과 시기가 모두 다른 별개의 협약이지만, 양 진영의 대립 구도는 결국 1914년 사라예보 사건을 도화선으로 제1차 세계대전으로 번지게 됩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탈리아가 전쟁이 발발하자 동맹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1915년 협상국 측에 가담했다는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