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머스 클라크슨(Thomas Clarkson, 1760~1846)은 대영제국의 노예무역 반대 운동을 이끈 핵심 인물입니다. 그는 노예무역 폐지 위원회(Society for Effecting the Abolition of the Slave Trade)의 창립 멤버 중 한 명으로, 1807년 노예무역법(Slave Trade Act) 통과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영국의 노예 무역에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토머스 클라크슨
플리머스의 활동가 모임은 아프리카에서 노예를 수송하던 노예선 중 하나의 선상 배치도를 입수했습니다. 이들은 실제 노예선 '브룩스(Brookes)'의 구조를 바탕으로, 법적으로 운송이 허용된 450명의 노예가 선창에 어떻게 수용되는지 보여주는 배치도를 제작했습니다(실제로는 대부분의 선주들이 더 큰 수익을 위해 법정 정원을 초과해 인원을 싣는 일이 비일비재했습니다).
그 결과물이 바로 1788년의 '브룩스 다이어그램'입니다.

다이어그램을 들여다보면, 비인간적인 조건 속에서 짐처럼 빼곡히 포장된 노예들의 배치를 사무적으로 정밀하게 기록한 듯한 '정확성'이 오히려 섬뜩함을 더합니다. 이 이미지는 곧 모든 노예폐지론자들이 집에 걸어두는 상징이 되었습니다.
"이 다이어그램은 보는 이에게 즉각적인 공포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폐지론자 선전에서는 인간의 고통을 그래픽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브룩스 노예선'은 그러하지 않습니다. 참기 힘든 고통의 그림이면서도, 눈에 보이는 육체의 고통은 드러내지 않습니다." — 클라크슨
오늘날 마케터와 광고주들도 주목할 만한 사례입니다. 자극적인 이미지 없이 데이터 시각화만으로 대중 여론을 움직인 세계 최초의 캠페인 중 하나로 평가받기 때문입니다.
출처: 영국 도서관(British Library), 인디펜던트(The Independent)
이미지: 위키피디아(Wikip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