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습니다. 정복왕 윌리엄(윌리엄 1세)은 1066년 잉글랜드 정복 이후 잉글랜드와 노르망디에서 여러 교회를 직접 설립하고 건축 비용을 지원했습니다. 그의 대표적인 건축 사업 몇 가지를 살펴보겠습니다.
배틀 수도원(Battle Abbey)
윌리엄은 1066년 헤이스팅스 전투에서의 승리를 영원히 기념하고자 잉글랜드 이스트서식스(East Sussex)에 배틀 수도원 건립을 명했습니다. 이 수도원은 바로 그 전투에서 잉글랜드의 마지막 앵글로색슨 국왕인 해럴드 2세가 전사한 자리에 세워졌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닙니다.
캉의 성 스테파노 교회(Saint-Étienne)
윌리엄은 프랑스 노르망디 지방의 캉(Caen)에 위치한 성 스테파노 교회를 직접 창건하고 건축을 후원했습니다. 이 교회는 장중한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졌으며, 베네딕토회 수도사들의 수도원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윌리엄 본인도 훗날 이 교회에 안장되었습니다.
웨스트민스터 사원(Westminster Abbey)
웨스트민스터 사원은 윌리엄이 직접 지은 건물은 아니지만, 그는 런던에 있는 이 사원의 재건축과 확장에 상당한 기여를 했습니다. 이후 이 사원은 잉글랜드 왕실의 핵심적인 성지이자 군주들이 즉위 대관식을 거행하는 전통적인 장소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중세 군주와 종교 건축
참고로, 중세 시대 통치자들에게 교회와 종교 기관을 건립·후원하는 것은 매우 일반적인 관행이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신앙 행위를 넘어 자신의 경건함을 과시하고, 하느님의 은총을 얻으며, 나아가 통치 권력을 공고히 하는 효과적인 정치적 수단이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