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혹을 지닌 거대 낙타 Camelus knoblochi(노블로치 낙타)는 약 25만 년 동안 중앙아시아를 무대로 번성해 온 종이다. 그런데 국제 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어스 사이언스(Frontiers in Earth Science)에 게재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이 거대 낙타의 마지막 피난처는 약 2만7000년 전까지 고대 인류가 살던 몽골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몽골에서 이 종이 해부학적으로 현생 인류(호모 사피엔스)와 공존했으며, 당시 유라시아에 서식했던 네안데르탈인이나 데니소바인과도 시기가 겹쳤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C. knoblochi 멸종의 주된 원인은 기후 변화로 추정되지만, 고대 인류의 사냥도 어느 정도 한몫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멸종된 낙타 Camelus knoblochi가 기후·환경 변화로 인해 약 2만7000년 전 멸종할 때까지 몽골에서 생존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미국 애리조나 대학교(투산) 인류학과 명예교수 존 W. 올슨(John W. Olsen) 박사는 이렇게 설명했다.
흥미롭게도 현재 몽골 남서부는 심각한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박트리아 낙타(C. ferus) 마지막 두 개체군 중 하나가 서식하는 곳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C. knoblochi는 홍적세 말기 몽골에서 C. ferus와 함께 살았으며, 종 간 경쟁 역시 C. knoblochi 멸종의 세 번째 원인이었을 수 있다. 키가 거의 3미터, 체중은 1톤을 웃도는 C. knoblochi는 C. ferus보다 더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이 두 종을 비롯한 여러 낙타 속 종들과 멸종된 고대 낙타 파라카멜루스(Paracamelus) 사이의 정확한 분류학적 관계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올슨 교수는 "몽골 남서부 고비알타이 산맥 차가안 아구이(Tsagaan Agui) 동굴에서 출토된 C. knoblochi 화석 유적은 풍부하고 층위가 뚜렷한 구석기 시대 문화 자료와 함께 발견됐다"며 "이는 고대 인류가 그곳에서 C. knoblochi와 공존하며 상호작용했고, 동시기에 야생 박트리아 낙타와도 접촉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2021년 차가안 아구이 동굴과 현재 몽골 남부 고비사막 투그룩 시레트(Tugrug Shireet)에서 발견된 C. knoblochi의 다리와 발뼈 5개를 분석했다. 이 뼈들은 늑대, 동굴 하이에나, 코뿔소, 말, 야생 당나귀, 아이벡스(산양), 야생 양, 몽골 가젤 등의 뼈와 함께 출토됐다. 연구진은 이 화석 집합체가 C. knoblochi가 산악 지대부터 저지대 대초원에 이르는 환경에서 살았으며, 현생 친척들보다 덜 건조한 서식지를 선호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연구 저자들은 C. knoblochi가 결국 멸종한 핵심 이유로, 오늘날의 낙타들보다 사막화에 대한 내성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비교 대상은 야생 박트리아 낙타 C. ferus, 가축화된 박트리아 낙타 C. bactrianus, 그리고 아라비아 낙타(단봉낙타) C. dromedarius다.
홍적세 말기 몽골의 대부분 지역은 점차 건조해지면서 대초원에서 건조 대초원으로, 나아가 사막으로 변모해 갔다.
"분명히 C. knoblochi는 사막 생물군계에 잘 적응하지 못했습니다. 주된 원인은 그처럼 거대한 몸집을 지탱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담수 이용 가능성과 낙타의 체내 물 저장 능력 문제,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체온 조절 메커니즘, 같은 영양적 지위를 두고 경쟁한 다른 동물들과의 갈등 등 다른 요인도 작용했을 것입니다." 연구진은 논문에 이렇게 적었다.

종의 마지막 개체들은 적어도 계절적으로는 인접한 시베리아 북방의 온대 산림 초원(숲이 산재한 초원)에 남아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이곳 역시 이상적인 서식지는 아니었고, 결국 C. knoblochi의 죽음을 부채질했을 것이다. 지구는 다시는 거대 낙타를 보지 못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고대 인류와 C. knoblochi는 어떤 관계였을까? 러시아 과학 아카데미 노보시비르스크 고고학·민족지학 연구소의 수석 연구원 아리나 M. 하체노비치(Arina M. Khatsenovich) 박사는 "일부 뼈에는 인간이 베인 흔적과 하이에나가 물어뜯은 흔적이 동시에 남아 있다"며 "이는 C. knoblochi가 후기 홍적세 몽골 인류에게 사냥당하거나 청소(스캐빈징)의 대상이 됐던 종이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후기 홍적세 인류와 C. ferus의 상호작용에 대한 물증은 아직 충분하지 않지만, 인류와 C. knoblochi의 관계 역시 먹이로 삼았을 뿐 가축화의 대상은 아니었던 관계와 크게 다르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러시아 과학 아카데미 시베리아 지부 소속 고생물학자이자 제1저자인 알렉세이 클레멘티예프(Alexey Klementiev) 박사는 "C. knoblochi의 멸종은 약 2만7000년 전 기후 변화가 대초원 생태계를 파괴하고 건조화 과정을 심화시킨 결과"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