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11월 20일 흑인의식의 날: 브라질 인종차별과 싸우는 날의 유래와 의미

흑인의식의 날(Black Awareness Day)은 브라질에서 매년 11월 20일에 기념되는 기념일입니다. 이 날은 17세기 포르투갈 식민 지배에 맞서 팔마레스 킬롬부(Quilombo dos Palmares)의 저항을 이끌었던 지도자 줌비 두스 팔마레스(Zumbi dos Palmares)의 생애와 발자취를 기리며, 동시에 브라질 사회에 만연한 인종차별 문제를 되새기고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왜 하필 11월 20일인가?


브라질은 11월 20일을 '전국 흑인의식의 날'로 기념합니다. 이 날짜는 2011년 11월 10일 제정된 법률 제12.519호를 통해 공식적으로 지정되었으며, 1695년 팔마레스 킬롬부의 지도자 줌비가 살해당한 날을 가리킵니다. 팔마레스 킬롬부는 당시 페르나부쿠 주도령에 속한 바헤이라 산맥(Serra da Barriga)에 위치했으며, 오늘날에는 알라고아스주 우니앙 두스 팔마레스 시 일부 지역에 해당합니다. 이 공동체는 1597년경 형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1월 20일 흑인의식의 날: 브라질 인종차별과 싸우는 날의 유래와 의미

팔마레스 킬롬부는 페르나부쿠 지역의 사탕수수 농장에서 도망친 노예들이 모여 세운 공동체였습니다. 탈출과 킬롬부 건설은 브라질에서 아프리카계 노예들이 가장 널리 활용하던 저항 방식 중 하나였습니다. 이 킬롬부는 도밍고스 조르제 벨류(Domingos Jorge Velho)가 이끄는 개척자 무리(반데이란테스)에 의해 최종적으로 파괴되었습니다.


팔마레스 킬롬부에서 줌비가 보여준 리더십과 노예제에 맞선 저항은 그를 브라질 흑인들의 노예제 반대 투쟁을 상징하는 위대한 인물로 만들었습니다. 그가 저항의 아이콘이 된 것은 1970년대부터로, 그의 죽음에 대한 구체적인 기록이 발견되고 브라질의 사회운동이 다시 활력을 되찾던 시기와 맞물립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인종차별반대 통합흑인운동은 1978년 상파울루에서 열린 대회에서 줌비를 저항의 상징으로 선정했고, 그의 사망일은 브라질 흑인들이 노예제와 인종차별에 맞서 싸운 투쟁을 기념하는 날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11월 20일 흑인의식의 날: 브라질 인종차별과 싸우는 날의 유래와 의미

브라질 흑인 운동의 성장은 브라질 사회에 존재하는 인종차별과 인종 불평등 문제가 공론화되는 계기가 되었고, 이를 통해 다음과 같은 인종차별·불평등 대응 법률들이 제정될 수 있었습니다.


  • 법률 제7.716호(1989년 1월 5일): 인종 및 피부색에 따른 차별 행위를 범죄로 규정한 법률

  • 법률 제10.639호(2003년 1월 9일): 아프로-브라질 역사와 문화 교육을 학교에서 의무화한 법률

  • 법률 제12.711호(2012년 8월 29일): 흑인, 파르두(혼혈), 원주민에게 대학 입학 쿼터를 보장한 법률


앞서 살펴본 것처럼 흑인의식의 날은 법률 제정을 통해 만들어진 기념일로, 브라질의 인종차별 퇴치 노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현재 흑인의식의 날은 국가 공휴일은 아니지만, 기념일로 지정된 이후 1,000개가 넘는 자치단체가 이 날을 지방 공휴일로 선포했습니다.


흑인의식의 날이 중요한 이유


흑인의식의 날은 단순히 줌비의 투쟁을 기억하는 기념일이 아니라, 인종차별에 맞서 싸우고 그것이 사회에 끼치는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날입니다. 오늘날 존재하는 차별적 관행과 싸워야 할 뿐만 아니라, 과거 노예제 철폐를 위해 평생을 바친 이들을 추모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11월 20일 흑인의식의 날: 브라질 인종차별과 싸우는 날의 유래와 의미

물론 인종차별에 대한 반대는 11월 20일 하루에만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연중 내내 삶의 자세로 이어져야 합니다. 오늘날 브라질의 모습은 300년이 넘는 노예제 역사의 결과물이며, 이 긴 역사는 브라질의 관습과 사회 구조를 형성하면서 인종차별과 위계 질서를 사회 깊숙이 각인시켰기 때문입니다.


최근 수십 년간 뚜렷한 변화가 있었지만, 브라질은 여전히 인종 문제에서 갈 길이 멉니다. 예컨대 다음과 같은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 노동 시장에서 흑인이 겪는 기회 부족 해소

  • 매년 수천 명의 흑인 목숨을 앗아가는 경찰 폭력 근절

  • 아프리카 문화가 지워지는 현상 종식

  • 아프리카 계통 종교에 대한 편견 척결 등


법학자이자 철학자인 실비우 알메이다(Silvio Almeida)가 지적했듯이, 인종차별은 구조적인 것이며 우리 사회의 모든 영역에 존재합니다. 인종차별은 우리 사회에서 불평등을 재생산하는 메커니즘입니다. 따라서 인종차별에 맞선다는 것은 곧 흑인이 사회에서 평등한 조건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을 의미합니다.


흑인의식의 날은 젊은 흑인들도 양질의 교육과 동등한 기회에 접근할 권리가 있으며, 그래야 노동 시장에서 좋은 자리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줍니다. 흑인과 파르두는 전체 인구의 약 56%를 차지하지만, 이 비율은 정치나 입법부 같은 분야에서는 재현되지 않습니다.


현재 브라질 의회에서 흑인 의원은 10분의 1에 불과하고, 사법부에서도 흑인 판사는 18%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는 인종차별이 만들어내는 불평등이 어떻게 드러나는지 보여줍니다. 즉, 인종차별은 흑인을 주변화하고 폭력적으로 침해합니다. 폭력의 측면에서도 인종차별은 사람의 목숨을 빼앗습니다. 2019년 첫 7개월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경찰에 의해 1,075명이 사망했는데, 그중 80%가 흑인이었습니다.


흑인의식의 날은 바로 이것을 위한 날입니다. 인종차별 문제를 조명하고, 과거 흑인들이 자신을 향한 폭력에 맞서 보여준 저항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인종차별과의 싸움은 우리 모두의 몫이며,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작은 실천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 친구나 가족이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할 때마다 목소리를 내기

  • '데니그라레(denigrar)', '물라타(mulata)'처럼 인종차별적 기원을 가진 어휘 사용 자제

  • 유색인종이 인종차별에 대해 하는 말과 그들이 직접 겪은 차별 경험에 귀 기울이기

  • 아프리카 기원의 역사, 문화, 종교 존중하기

  • 인종차별 농담은 결코 웃음거리가 아니라는 점 항상 기억하기


참고 자료


  • ALMEIDA, Silvio Luiz de. 『구조적 인종차별(Racismo Estrutural)』. 상파울루: Sueli Carneiro; Jandaíra, 2020.

  • CNJ(브라질 국가사법평의회): 브라질 판사 중 흑인 비율은 18%에 불과하다는 통계

  • 2019년 리우데자네이루 경찰 폭력 사망자 관련 통계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