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Olaf Tausch, 2009

조세르와 사카라 네크로폴리스
조세르는 고왕국 시대 제3왕조의 두 번째 파라오로, 기원전 2650년경 이집트를 다스렸습니다. 그의 통치 아래 나라는 통일된 상태를 유지했습니다. 멤피스에서 멀지 않은 사카라 네크로폴리스(대묘지)는 예로부터 왕들의 무덤이 자리해 온 곳이었습니다. 무덤들은 도시 밖, 사막 가장자리의 고원에 세워졌는데, 이는 홍수를 피하기 위해서였을 뿐만 아니라 태양이 지는 서쪽, 즉 왕의 생애가 끝남을 상징하는 방향이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귀족들과 마찬가지로 왕들 역시 '마스타바'라 불리는 이집트식 분묘에 안장되었습니다.
시기: 기원전 2650년경
주요 인물: 파라오 조세르, 대재상 임호텝
건축 배경과 과정
당시 마스타바는 벽돌과 일부 석재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나 조세르의 대재상이자 의사이자 천문학자로서 건축가의 재능으로 가장 잘 알려진 임호텝은 전혀 새로운 형태의 영묘를 구상했습니다. 그가 세운 피라미드는 세계 최초로 온전히 다듬은 석재(모든 면을 가공한 돌)만으로 지어진 기념비적 건축물입니다. 또한 임호텝은 파라오의 무덤과 일반인의 무덤 사이에 규모의 차이를 두기 시작했으며, 이를 통해 통치자의 권위를 부각했습니다.
피라미드의 바닥은 처음에는 정사각형이었다가 직사각형으로 바뀌었고, 이후 임호텝은 4개의 단을 더 추가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설계 과정의 망설임을 보여주는 동시에, 파라오와 스스로를 만족시키려는 완벽 추구의 욕구를 드러냅니다.
외부에서 보면 6개의 마스타바를 포개어 쌓아 올린 듯한 모습이지만, 건축가는 구조를 안정화하고 높이 62m까지 세울 수 있도록 각 층을 안쪽으로 기울였습니다. 바닥 면적은 109×121m에 달합니다. 당시 마스타바가 살아 있는 사람의 집과 같은 형태였다면, 임호텝은 종교를 건축에 도입해 파라오의 영혼이 하늘로 승천하는 모습을 물리적으로 상징했습니다. 실제로 이 계단들은 영혼이 지하세계에서 하늘로 오르고, 반대로 신들이 땅으로 내려올 수 있게 하는 사다리와 같은 역할을 했습니다.
단일한 장례 기념물이었던 마스타바와 달리, 피라미드는 거대한 복합 건축물의 중심에 자리합니다. 그 주위에는 서로 연결된 4개의 회랑, 3개의 중정, 여러 신전, 조세르의 상을 봉안했던 세르다브(지하실), 북쪽 집과 남쪽 집 등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이 광대한 공간(15헥타르)은 담장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수많은 문이 장식용일 뿐 실제로 성역으로 통하는 문은 단 하나뿐입니다. 입구의 두 비석에는 하나에는 연꽃, 다른 하나에는 파피루스가 새겨져 있습니다. 각각 상이집트와 하이집트를 상징하는 이 문양들은 조세르가 통일된 이집트의 왕임을 강조하는 장치입니다.
역사적 의의
사카라에 세워진 이 단계 피라미드는 세계 최초의 피라미드입니다. 후대 왕들의 모방 대상이 되며 이집트의 풍경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고, 훗날 유명해질 기자의 피라미드들을 예고하는 기념비이기도 합니다. 또한 이 피라미드는 파라오와 일반 백성을 구분 짓는 근본적인 상징이자, 영원함을 구현한 건축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석재로 짓고자 했던 의지 또한 결코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돌은 썩거나 부패하지 않는 재료이기에, 이후 그리스와 로마를 비롯한 여러 문명도 석조 건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