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바호 국립 기념물 개요
나바호 국립 기념물(Navajo National Monument)은 미국 애리조나주 북동부 토날레아(Tonalea) 마을 근처에 위치한 세 곳의 선사시대 절벽 주거지(cliff dwelling) 유적군입니다. 세 유적지는 모두 나바호족 보호구역 내에 자리하고 있으며, 베타타킨(Betatakin, 나바호어로 '선반 집'이라는 뜻), 킷 실(Keet Seel, '깨진 도자기'), 인스크립션 하우스(Inscription House)로 구성됩니다. 이곳은 현재 알려진 절벽 주거지 중 손꼽히게 잘 보존되고 장식이 화려한 유적으로 평가받으며, 1909년 국립 기념물로 지정되었습니다. 세 유적지의 총면적은 약 1.6제곱킬로미터입니다.
조상 푸에블로인의 삶과 이주
이 절벽 주거지들은 서기 1250년경부터 1300년경까지 이 지역에 거주했던 카옌타(Kayenta) 계통의 조상 푸에블로인(Ancestral Puebloan)의 주요 거주지였습니다. 이 시기 조상 푸에블로인들은 수렵·채집 생활에서 농경 생활로 전환하며 지역의 상시 흐르는 하천과 비옥한 토양을 적극 활용했습니다.
오랫동안 고고학자들은 절벽 주거지가 설치류로부터 곡창을 보호하기 위해 지어진 것으로 여겨 왔습니다. 그러나 20세기 후반 발견된 증거에 따르면 당시 이 지역에서는 부족 간 전쟁과 약탈, 심지어 식인 가능성까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는 방어에 유리한 주거지가 필요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결국 13세기 말, 기후 변화로 인한 극심한 가뭄과 근교 산림의 목재 고갈로 촉발된 심각한 토양 침식으로 인해 조상 푸에블로인들은 더 이상 이 지역에 머무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유적의 발견과 구조
1907년 고고학자 바이런 커밍스(Byron Cummings)와 현지 목장주이자 상인인 존 웨더릴(John Wetherill)은 세 유적 중 가장 큰 킷 실 유적을 탐사했습니다. 2년 후인 1909년에는 베타타킨과 인스크립션 하우스 유적도 발견했습니다.
베타타킨의 135개 방은 높이 138미터, 폭 113미터에 이르는 절벽의 오목한 공간(알코브) 안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킷 실 역시 같은 형태의 절벽 공간에 160개의 방과 6개의 키바(kiva, 의식용 집)를 갖추고 있습니다. 인스크립션 하우스라는 이름은 커밋스와 웨더릴이 벽에서 발견한 1661년 낙서에서 유래했으며, 이 유적은 74개의 방과 1개의 키바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인스크립션 하우스는 1968년부터 일반인에게 공개가 중단되었으며, 나머지 두 유적지를 방문하려면 공원 관리인(ranger)이 진행하는 가이드 투어에 참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