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히틀러에 맞선 독일 정교회 청년, '백장미' 투사 알렉산더 슈모렐(영상)

히틀러에 맞선 독일 정교회 청년,  백장미  투사 알렉산더 슈모렐(영상)

알렉산더 슈모렐(Alexander Schmorell)은 역사상 매우 특별한 인물이다. 그는 독일인이면서 정교회 신자였고, 나치의 어둠에 맞서 싸운 독일 청년 저항 조직 '백장미(Weiße Rose)'의 일원이었다.

1917년 러시아에서 태어난 슈모렐은 러시아에 살던 독일인 아버지와 러시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는 정교회 세례를 받았으며, 어머니가 일찍 세상을 떠난 뒤에는 정교회 신앙 안에서 올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러시아인 보모의 손길 아래 성장했다. 1921년 가족은 뮌헨에 정착했다.

히틀러에게 충성 맹세를 거부하다

히틀러가 권력을 장악했을 때 슈모렐은 십대 소년이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노동봉사대에 복무한 뒤 군에 입대하여 오스트리아와 체코슬로바키아 점령 작전, 그리고 1940년 프랑스 침공 작전에 참여했다.

주목할 점은, 병사로서 충성 맹세를 하는 자리에서 그가 히틀러에 대한 맹세를 거부했다는 사실이다. 놀랍게도 지휘관은 그를 처벌하지 않았다.

'백장미'의 결성

1940년 가을, 슈모렐은 뮌헨 대학 의학부에 입학했다. 그곳에서 한스 쇼르(Hans Scholl)를 처음 만났고, 두 사람은 다른 동지들과 함께 '백장미'를 결성했다. 조직 이름 '백장미'는 슈모렐이 도스토옙스키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직접 제안한 것이었다.

당시 유대인 대량 학살은 이미 독일 사회에 알려진 '공개된 비밀'이었다. '백장미'의 젊은이들은 더 이상 그 무거운 짐을 양심에 담아둘 수 없었다.

홀로코스트를 고발한 전단지

1942년 여름부터 슈모렐과 쇼르는 등사기를 이용해 독일 국민에게 호소하는 '백장미' 선언문 네 개를 인쇄해 배포했다. 이들은 나치의 환상에서 국민을 깨워 히틀러 정권에 맞서 일어나도록 촉구하고자 했다. 전단지는 뮌헨 곳곳에 뿌려졌다. 특히 슈모렐이 집필한 두 번째 선언문은 진행 중이던 홀로코스트의 실상을 독일인들에게 알리는 파격적인 내용이었다.

동부 전선에서의 예배

얼마 지나지 않아 슈모렐은 쇼르, 그리고 동료 빌리 그라프(Willi Graf)와 함께 위생병으로 동부 전선에 파견되었다. 세 사람은 독일군 제복을 입은 채로 정교회 예배에 참석했다.

1942년 10월 독일로 돌아온 그들은 새로운 동지들을 규합하며 '백장미'의 투쟁을 한층 강화했다. 한스의 여동생 조피 쇼르(Sophie Scholl), 쿠르트 후버(Kurt Huber) 교수 등이 합류했다. 1943년 1월, 조직은 다섯 번째 선언문을 발표했고, 목숨을 건 위험 속에서 수천 부의 전단지가 뮌헨뿐 아니라 빈, 린츠, 잘츠부르크에까지 배포되었다.

치명적인 여섯 번째 선언문

스탈린그라드 전투의 참패 이후 조직은 여섯 번째 선언문을 준비했다. 그러나 1943년 2월 18일, 한스와 조피가 뮌헨 대학에서 전단지를 배포하다 붙잡히고 말았다. 곧이어 슈모렐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었고, 스위스로 도피하려던 그의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다. 2월 24일, 그 역시 체포되었다.

한편 한스, 조피, 그리고 또 다른 멤버 크리스토프 프로프스트(Christoph Probst)는 재판 끝에 유죄 판결을 받고 2월 22일 처형되었다. 슈모렐은 그라프, 후버 교수와 함께 1943년 4월 19일 사형을 선고받았다. 슈모렐과 후버는 같은 해 7월 13일 단두대에서 최후를 맞았다. 그라프는 10월 12일 처형되었다.

"내가 진리를 섬겼음을 압니다"

25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기 전, 알렉산더는 아버지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에 이렇게 적었다.

"하나님의 뜻에 따라 오늘 저의 지상의 삶이 끝나고 영원한 곳으로 갑니다. 우리는 모두 그곳에서 다시 만나겠지요. 아버지께서 받으실 충격이 저보다 클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제가 진리를 섬겼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2012년, 러시아 정교회는 그를 순교자로서 성인품에 올렸다. 그는 오늘날 '성 알렉산더 슈모렐'로 기억되고 있다.

히틀러에 맞선 독일 정교회 청년,  백장미  투사 알렉산더 슈모렐(영상)

알렉산더 슈모렐.

히틀러에 맞선 독일 정교회 청년,  백장미  투사 알렉산더 슈모렐(영상)

슈모렐(왼쪽)과 한스 쇼르.

히틀러에 맞선 독일 정교회 청년,  백장미  투사 알렉산더 슈모렐(영상)

성 알렉산더 슈모렐의 성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