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비아에서 온 이집트의 파라오
타하르카(Taharqa, 재위 기원전 690~664년경)는 고대 이집트 제25왕조를 다스린 파라오로, 약 26년간 왕좌에 있었습니다. 그는 오늘날 수단 지역에 해당하는 누비아 출신 통치자였으며, 기원전 8세기 알라라(Alara)가 연 나파타 왕실 계보의 아홉 번째 왕이었습니다.
이집트 후기 시대의 정점
타하르카의 치세에 이집트는 소위 '후기 시대(Late Period)'를 통틀어 가장 강력한 국력을 자랑하게 됩니다. 그는 누비아, 리비아, 레반트 방면으로 성공적인 군사 원정을 감행했으며, 이집트의 영향력을 시리아와 팔레스타인 일대까지 확장했습니다. 당시 중동에서 이집트의 최대 경쟁자였던 아시리아를 상대로도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예술과 건축의 위대한 후원자
타하르카는 뛰어난 군사 지도자일 뿐만 아니라 예술과 건축의 열렬한 후원자이기도 했습니다. 그는 이집트 전역에 수많은 기념물을 남겼는데, 대표적으로 카르나크 신전과 룩소르 신전에 대한 대규모 증축 사업을 주도했습니다. 특히 두 신전을 잇는 '스핑크스 가도(Avenue of Sphinxes)'의 조성 역시 그의 업적으로 꼽힙니다.
아시리아의 침공과 몰락
그러나 기원전 671년 아시리아가 이집트를 침공하면서 타하르카의 운명은 기울기 시작합니다. 끝내 아시리아군에게 패배한 그는 고향 누비아로 피신하여 남은 생애를 그곳에서 보냈습니다. 기원전 664년 그의 죽음과 함께 나파타 왕조의 이집트 통치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