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로마 군인들은 왜 '치마'를 입었을까? 그 정체는 따로 있다

고대 로마 군인의 조각상이나 영화 속 모습을 보면 무릎 위까지 오는 옷을 입고 있는데, 마치 치마를 입은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로마 군인들이 실제로 치마를 입은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이 독특한 복장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치마처럼 보이는 옷의 정체, '투니카'

로마 군인들이 입었던 것은 투니카(tunica)라 불리는 짧은 튜닝입니다. 투니카는 양모나 리넨 소재로 만든 통옷으로, 어깨에 걸쳐 입으면 허리를 지나 무릎 위까지 내려오는 형태였습니다. 남녀 모두가 입는 일상복이었지만, 군인들은 활동성을 위해 일반 시민보다 더 짧게 입거나 허리에 벨트를 매워 옷자락을 짧게 묶어 입었습니다.

갑옷 아래 흔들리는 가죽 끈, '프테루게스'

영화에서 흔히 보는 '가죽 치마'의 정체는 프테루게스(pteruges)입니다. 프테루게스는 가슴 갑옷(큐라스) 아래에 여러 겹의 가죽 끈을 덧댄 장식이자 방어구로, 다리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하반신을 보호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가죽 끝에 금속 조각을 덧대어 화살이나 베기 공격을 막는 효과도 있었습니다.

속옷 역할을 한 '수블리가쿨룸'

투니카 안에는 수블리가쿨룸(subligaculum)이라는 속옷을 입었습니다. 이는 브리프 형태의 허리옷 또는 천을 감아 만든 형태로, 현대의 팬츠와 비슷한 기능을 하는 하의였습니다. 즉, 로마 군인은 속옷 위에 튜닝을 입고, 전투 시에는 프테루게스가 달린 갑옷을 착용한 셈입니다.

왜 바지 대신 튜닝을 입었을까?

지중해의 더운 기후에서 긴 바지는 답답하고 통풍이 잘되지 않았습니다. 반면 튜닝은 시원하고 세탁과 수선이 쉬웠으며, 행군이나 전투 중 다리 움직임도 자유로웠습니다. 흥미롭게도 당시 로마인들은 바지를 입는 갈리아인이나 게르만족을 '야만적'이라 여겼기에, 문화적 정체성의 상징이 되기도 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로마 군인의 '치마'는 치마가 아니라 실용성과 방어력을 고려한 군복이었던 셈입니다. 기후, 기동성, 제작 비용까지 모두 고려된 합리적인 선택이었다는 점에서, 고대 로마의 복장 문화는 오늘날에도 배울 점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