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도시 로마가 무너진 순간
서고트족(Visigoths)의 지도자 알라리크 1세는 기원후 410년,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사건 중 하나를 일으켰습니다. 바로 로마 제국의 수도이자 '영원한 도시'라 불리던 로마 시 자체를 포위하고 약탈한 것입니다.
800여 년 만에 처음 일어난 일
로마가 외적에게 함락된 것은 놀랍게도 그 이전까지 단 한 번뿐이었습니다. 기원전 387년 갈리아인(Gauls)이 로마를 침공했을 때였죠. 즉, 알라리크의 로마 약탈은 무려 8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 번도 이루어지지 않았던 일을 성취한 것이었습니다.
당시 로마인들에게 이 사건은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충격이었습니다. 수백 년 동안 정복자의 도시로 군림하며 지중해 세계를 지배해 온 로마가 결국 이민족의 손에 넘어갔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은 서로마 제국의 쇠퇴를 상징하는 결정적 계기로 평가되며, 훗날 성경 히브리서에서 영감을 받은 신학자 아우구스티누스가 『신국론』을 저술하게 된 배경이 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