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질'과 '베르길', 사실 같은 인물입니다
먼저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습니다. 영어권에서 널리 쓰이는 '버질(Virgil)'과 라틴어 원어에 가까운 '베르길(Vergil)'은 서로 다른 인물이 아니라, 동일한 인물을 가리키는 두 가지 표기입니다. 그의 본명은 푸블리우스 베르길리우스 마로(Publius Vergilius Maro)로, 라틴어 성씨 '베르길리우스(Vergilius)'에서 따온 '베르길'이 원어에 더 충실한 표기이며, 영어 관습에 따른 '버질'도 널리 통용됩니다.
'아이네이스' 집필의 배경
로마 최고의 시인 중 한 명인 베르길리우스는 기원전 29년부터 기원전 19년까지 약 10년에 걸쳐 장편 서사시 '아이네이스(Aeneis)'를 집필했습니다. 그는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 카이사르와 동시대 인물로, 황제의 후원 아래 로마의 기원과 위대함을 찬양하는 국가적 서사시를 쓰라는 의뢰를 받았습니다.
'아이네이스'는 트로이 전쟁의 영웅 아이네이아스가 조국을 떠나 이탈리아로 항해하여, 그의 후손들이 세울 로마의 운명적 기틀을 마련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는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를 모델로 삼으면서도, 분열과 내전으로 지친 로마에 공동체적 정체성과 새로운 황금기를 예고하려는 정치적·문화적 메시지를 담고 있었습니다.
함께 알면 좋은 사실
• '아이네이스'는 총 12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베르길리우스는 기원전 19년 그리스 여행 중 병으로 세상을 떠나며, 작품을 끝내지 못한 채 유고의 소각을 유언으로 남겼습니다.
• 그러나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출판을 명령하여 오늘날까지 전해지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