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2년을 기점으로 영국에서 흰 크리스마스가 사라졌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게 됩니다. 마치 그해 갑자기 기후가 변하면서 눈이 내리지 않게 된 것처럼 느껴질 수 있는데요. 과연 실제로 그런 변화가 있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기후 변화는 없었습니다
핵심을 먼저 짚자면, 1752년 이후 잉글랜드에는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나올 확률을 눈에 띄게 바꾼 지속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즉, 특정한 해에 겨울 날씨 패턴 자체가 근본적으로 달라진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왜 '줄어든 것처럼' 보일까?
그럼에도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줄어든 것처럼 여겨지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달력 개정 때문입니다.
1752년 영국은 율리우스력에서 그레고리력으로 전환하면서 그해 9월 2일 다음날을 9월 14일로 지정하는 등 열흘에서 열하루를 통째로 건너뛰었습니다. 이 조정으로 인해 12월 25일이라는 날짜가 계절상으로 약 11일 늦은 시점으로 밀려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예전보다 한겨울에 더 가까워진 시기에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게 되었고, 통계적으로는 오히려 눈이 내릴 가능성이 높아졌어야 하지만, 사람들의 체감과 기록 비교 방식이 달라지면서 '예전에는 눈이 오던 크리스마스'라는 인식이 생겨난 것입니다.
소빙하기의 종료도 한몫
여기에 더해, 대략 14세기부터 19세기 중반까지 이어진 소빙하기(Little Ice Age)가 점차 막을 내리면서 유럽 전역의 겨울이 서서히 온화해졌습니다. 이는 수백 년에 걸친 완만한 변화였기 때문에 1752년이라는 특정 연도와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눈 내린 크리스마스의 빈도 감소에 영향을 준 배경으로 꼽힙니다.
정리하면
1752년에 영국의 겨울이 갑자기 추위를 잃거나 눈이 안 오게 된 것은 아닙니다. 달력이 바뀌면서 날짜와 계절의 관계가 재조정되었고, 여기에 소빙하기의 완만한 종료가 겹치면서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덜 자주' 찾아오는 것처럼 느껴지게 된 것입니다. 즉, 진짜 변화는 기후가 아니라 달력에 있었던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