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마상시합(마상 창 시합)에 사용된 안장은 '조스팅 새들(Jousting Saddle)' 또는 '아머링 새들(Armouring Saddle)'이라 불렸습니다. 이 안장은 단순한 승마 도구가 아니라, 격렬한 창 충돌 속에서도 기사와 말 모두에게 안정성, 편안함, 그리고 생명을 지켜주는 보호 장비였습니다.
그렇다면 이 특수 안장에는 어떤 독특한 설계가 담겨 있었을까요? 중세 마상시합용 안장의 핵심 특징 여덟 가지를 살펴보겠습니다.
1. 높은 앞·뒤 받침대
마상시합용 안장은 앞쪽에 높게 솟은 안장 머리(포멜)와 뒤쪽에 올라간 안장 등(칸틀)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구조는 기수의 몸을 단단히 감싸 지지해 주었고, 상대 기사와 강력하게 충돌하는 순간에도 안장에서 튕겨 나가지 않도록 막아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2. 넓은 안면
일반 승마용 안장에 비해 좌석 면적이 훨씬 넓었습니다. 넓은 안면 덕분에 기수의 체중이 고르게 분산되어 안정성이 크게 향상되었고, 충격을 받았을 때 한쪽으로 미끄러져 떨어질 위험도 줄어들었습니다.
3. 튼튼한 보강 구조
창이 부딪힐 때 발생하는 강력한 충격을 흡수하기 위해 안장 전체가 두꺼운 쿠션, 금속판, 그리고 두터운 가죽으로 보강되었습니다. 이는 충돌 순간 기사의 몸에 전달되는 충격량을 최소화하는 핵심 장치였습니다.
4. 흉갑(브레스트플레이트)
안장에는 흉갑이 함께 부착되어 있었습니다. 이는 마상시합 중 말의 가슴을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하는 동시에, 기수의 허벅지까지 함께 지켜주는 이중 방어 역할을 했습니다.
5. 크러퍼(꼬리띠)
크러퍼라고 불리는 넓은 가죽띠가 안장에서 말의 꼬리까지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격렬한 충돌로 인한 강한 힘이 작용할 때 안장이 앞으로 밀려 내려앉는 것을 방지하는 필수 장치였습니다.
6. 허벅지 받침
일부 안장은 양옆에 허벅지 받침(볼스터)을 두어 기수의 다리를 단단히 고정했습니다. 이는 추가적인 지지력을 제공하여 기수가 옆으로 미끄러져 떨어지는 것을 예방했습니다.
7. 강철 칸틀
안장의 뒷부분인 칸틀은 종종 강철판으로 보강되었습니다. 후방에서 날아드는 창의 충격으로부터 기수의 등과 척추를 보호하는, 생명과 직결되는 안전 장치였습니다.
8. 화려한 안장 커버
기능성만 중요했던 것은 아닙니다. 마상시합용 안장은 고급 직물, 가죽, 벨벳 등으로 정교하게 덮여 있었고, 기수의 가문 문장(코트 오브 암즈)이나 문장학적 상징으로 화려하게 장식되었습니다. 이는 기사의 명예와 신분을 드러내는 중요한 수단이기도 했습니다.
맺음말
이처럼 중세 마상시합용 안장은 안전, 안정성, 편안함을 모두 갖춘 정교한 설계품이었습니다. 중세 대회에서 기사들의 기량만큼이나 이러한 보호 장구가 심각한 부상이나 죽음을 피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마상시합용 안장은 당시 기사 문화를 상징하는 필수 장비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