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낙 정렬(Alignements de Carnac)은 신석기 시대부터 청동기 시대 초기에 걸쳐 세워진 수천 개의 거석 기념물, 선돌(멘히르), 고인돌, 고분으로 이루어진 유적군입니다. 프랑스 모르비앙(Morbihan)에 자리한 카르낙(Carnac)이라는 지명은 '돌무더기가 있는 곳'이라는 뜻입니다. 기원전 5000년~3000년 사이 인류가 세운 선돌·고인돌·크롬레크가 왜, 어떻게 세워졌는지는 오늘날에도 풀리지 않는 신비로 남아 있으며, 이 덕분에 카르낙은 세계적인 거석 문화 명소로 손꼽힙니다. 이 정렬들은 동지와 하지의 일출·일몰 방향을 기준으로 설계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카르낙, 입석(선돌)의 군집
그 시대 사람들은 이미 상당히 정교한 사회를 이루고 살았으며, 그들이 세운 거대한 석조 기념물(거석)은 기도의 공간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이런 유적은 주로 서유럽 해안과 영국·아일랜드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고인돌과 선돌 대부분이 브르타뉴에서 발견되지만, 부곤(Bougon, 듀스세브르 Deux-Sèvres), 생세르냉쉬르랑스(Saint-Sernin-sur-Rance, 아베롱, 조각 선돌), 그리고 내륙과 코르시카에서도 확인됩니다. 일부 무덤은 가브리니(Gavrinis, 모르비앙)처럼 구상적 혹은 추상적 문양으로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기도 합니다.
이 돌들은 브르타뉴 전역에 수천 개가 흩어져 있습니다. 홀로 서 있는 돌은 '멘히르(menhir)'라 부르고, 여러 돌이 둥글게 연결된 형태는 '크롬레크(cromlech)'라고 합니다. 고인돌은 무거운 덮개돌을 받치는 받침돌 구조로, 주된 기능은 장례였습니다. 그리고 여러 돌이 평행선을 이루면 '정렬(alignement)'이라 부릅니다. 카르낙에는 약 2,730개의 선돌이 4km² 면적에 펼쳐져 있는데, 세워진 당시인 기원전 3000년경에는 8km² 면적에 1만 개가 넘는 돌이 서 있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카르낙의 정렬은 메네크(Ménec), 케르마리오(Kermario), 케를레스캉(Kerlescan)의 세 그룹으로 이루어집니다.
메네크(Ménec)의 정렬
메네크 정렬은 카르낙에서 가장 규모가 큰 유적입니다. 평균 높이 3m의 선돌 1,050개가 11열로 늘어서 있으며, 전체 폭은 100m, 길이는 950m에 이릅니다. 그중 하나만 거의 4m에 달하며 작은 돌들 한가운데 자리하는데, 이를 '메네크의 거인'이라 부릅니다. 이 돌은 다른 돌들보다 먼저 세워진 것으로 보입니다. 정렬 끝에는 두 개의 크롬레크가 있는데, 서쪽의 것은 선돌 70개로 이루어져 있으며 대부분 복원 과정에서 다시 세워진 것입니다. 특이하게도 가옥들이 이 울타리 중앙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반대편 끝에는 거의 완전히 헐린 또 다른 크롬레크가 남아 있으며, 여기에는 25개의 돌만 남았습니다.
이 기념물은 죽은 자를 기리거나 태양 숭배와 관련이 있었을 수 있지만, 기원과 의미는 여전히 확실하지 않습니다. 일부는 이를 드루이드교와 연결하기도 하는데, 이는 근거가 전혀 없는 주장입니다. 마지막 거석이 세워진 지 1,000년이 넘게 지난 뒤에야 드루이드교를 믿는 켈트 사회가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카르낙에서 동쪽으로 약 2km 떨어진 보세노(Bossenno)에는 수많은 무덤과 함께 갈로-로마 시대 빌라 유적도 남아 있습니다.
케르마리오(Kermario)와 케를레스캉(Kerlescan)의 정렬
메네크에서 250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케르마리오 정렬은 통로 고인돌과 높이 60cm~6m의 선돌 10열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유적군은 약 1km에 걸쳐 980개의 돌이 늘어서 있으며, 지금은 사라진 크롬레크도 포함됩니다. 높이 3m의 선돌 하나가 다른 돌들을 압도하듯 솟아 있습니다. 제임스 밀른(James Miln)이 이곳에서 발굴 조사를 진행했을 때는 로마 정착지 유적과 함께 간 돌(윤이 나는 도끼), 불에 탄 돌, 도자기 파편 등이 발견되었습니다. 이 일대에는 케를로케(Kerloquet) 인공 연못 외에도 사변형(Quadrilatère)과 이 지역 최대의 선돌인 높이 6.50m의 거대한 '마니오(Manio)'가 있으며, 마니오는 20세기 초 복구 과정에서 손상되었습니다.
케를레스캉 정렬은 규모는 가장 작지만 보존 상태는 가장 좋습니다. 길이 350m, 폭 140m에 13열로 늘어선 선돌 594개가 있습니다. 서쪽에는 선돌 39개로 이루어진 사각형 크롬레크가 자리합니다. 이 유적군 북쪽의 길이 98m 고분은 이 지역에서 가장 큰 고분이며, 정렬에서 200m 떨어진 곳에는 측면 입구가 있는 고인돌이 남아 있습니다.
카르나크의 신화와 기능
이 유적이 정확히 무엇을 위해 만들어졌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이 돌들의 기원에 얽힌 대표적인 전설은 생 코르넬리(Saint Cornely) 전설입니다. 로마군에게 쫓기던 그는 바닷가에 몰렸고, 스스로를 구하기 위해 로마인들을 돌로 바꾸어 버렸습니다. 그것이 곧 정렬이라는 이야기입니다. 대홍수 같은 격변의 흔적이라는 가설도 제기되었고, 천문 관측에 활용되었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실제로 이 정렬들은 분점과 지점(동지·하지)의 일출 방향을 따라 정렬되어 있으며, 파종·경작·수확 등 농경 생활의 단계를 표시한 원시 달력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어떤 이들은 드루이드 숭배 공간이 돌로 구획된 것이라 믿으며, 정렬이 구불구불 이어진 형태 때문에 뱀 숭배 가설도 등장했습니다.
더 읽을거리
- 장피에르 모앙(Jean-Pierre Mohen), 『카르나크의 정렬: 신석기 시대 사원』, Héritage Éditions, 2000.
- 장 마르칼(Jean Markale), 『고인돌과 선돌: 거석 문명』, Payot, 19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