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르시카 알레리아(Aleria) 지역의 로마 시대 공동묘지 아래에서 발견된 에트루리아(Etruscan) 묘실이 최근 개봉됐다. 문자 기록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미스터리한 문명인 에트루리아에 대해 우리가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귀중한 기회다. 바스티아(Bastia)에서 차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라마조네(Lamajone)의 알레리아 고고학 유적지에서 발견된 이 무덤은 2019년 3월 26일 언론에 공개되었다. 비 오는 날씨 속에서 고고학자들은 진흙 위에 서서 귀중한 유물을 물방울로부터 보호하며 기자단 앞에 무덤을 소개했다. 2350년 넘게 땅속에 잠겨 있던 이 무덤의 주인과 부장품(副葬品)이 마침내 빛을 보게 된 것이다.
코르시카 알레리아 라마조네에서 발견된 에트루리아 무덤
1960년대 이후 처음 확인된 에트루리아 무덤
코르시카에서 에트루리아 무덤이 발견된 것은 약 50년 만이다. 마지막 발굴은 현재 유적지에서 수백 미터 떨어진 카사비안다(Casabianda) 네크로폴리스를 장 제하스(Jean Jehasse)가 조사했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번 무덤 역시 한 개인이 자신의 땅에 집을 짓고자 하지 않았다면 오랫동안 봉인된 채 남아 있었을 수도 있다. 유적의 존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2018년 6월 국립 예방 고고학 연구소(Inrap) 연구팀이 현장에 투입되었고, 연구팀은 곧 보존 상태가 놀랍도록 좋은 로마 시대 네크로폴리스, 그중에서도 서로 얽혀 있는 130기의 매장을 확인했다.
그런데 이 무덤들 사이에서 지하 더 깊은 곳으로 이어지는 계단 일부가 발견되었고, 연구진은 주변 무덤보다 오래된 에트루리아식 지하 묘, 이른바 '히포게움(hypogeum)'이 여전히 발밑에 숨어 있다고 판단했다. 인라프 학술 책임자이자 현장 조사를 맡은 로랑 비달(Laurent Vidal)은 "무덤 자체가 특별한 것은 아니다. 진짜 의미는 오늘날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첨단 기술로 새로운 무덤을 탐사할 기회를 얻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정밀한 발굴 절차
이 무덤은 가장 오래된 만큼 가장 나중에 조사된다. 최근 고고학자들은 계단이 길이 6미터의 긴 통로와 연결되어 있고, 이 통로가 매장실로 통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비달은 "발굴은 불과 며칠 전에 시작되었다. 현재로서는 내용물에 대해 알려진 것이 거의 없으며, 극히 일부만 정리한 상태"라고 전했다.
기원전 350~300년경으로 추정되는 이처럼 오래된 무덤에서 유물을 꺼내는 작업에는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도기 표면의 채색이 벗겨지거나 유물이 옮기는 과정에서 가루로 부서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인라프 보존·복원 전문가 마리나 비롱(Marina Biron)은 "유물은 발견되는 즉시 강화 처리해야 한다. 변화하는 기후 조건에 더해, 유물이 '땅속 상태'에서 '공기 중 상태'로 전환되는 것 자체가 겪는 충격임을 감안하면 매우 섬세한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에트루리아 무덤 발굴 현장 전경 (Denis Gliksman/Inrap)
여전히 많은 미스터리
현재 발굴 단계에서는 고인의 성별은 물론 신분조차 단정하기 어렵다. 비달은 "확인된 사실은 고인이 홀로 매장되었고, 왼쪽으로 돌아누운 자세로 동쪽을 향해 누워 있으며, 곁에 여러 종류의 그릇이 놓여 있었다는 점"이라며 "거울과 그 덮개가 함께 있을 가능성도 있지만 확신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해골과 오른쪽 어깨만 노출된 상태다. 앞으로 약 15일간의 발굴을 통해 고고학자들은 전체 골격을 발굴하고, 바란다면 보석류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기대할 근거는 충분하다. 무덤에서 몇 미터 떨어진 도랑에서 "특징적인 여성 형상으로 볼 때 에트루리아 것으로 추정되는" 작은 금반지가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인접한 로마 시대 무덤들에서도 금반지와 귀고리가 여러 점 흩어져 나왔다. 약 1제곱미터 크기의 매장실에서는 검은 유약을 바른 술잔 세 점, 손잡이 달린 잔인 스키포스(skyphoi) 두 점, 오이노코에(oinochoe, 포도주 주전자로 추정되는 용기)의 손잡이, 그리고 거울로 추정되는 금속 원판 등 다양한 유물이 출토되었다.
오른쪽은 거울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는 금속 원판 (Denis Gliksman/Inrap)
무덤 근처 도랑에서 발견된 작은 금반지 (Denis Gliksman/Inrap)
인라프의 도미니크 가르시아(Dominique Garcia) 소장은 "이번 발견은 알레리아라는 탁월한 유적지를 다시 한번 조명에 올려놓았다"고 평가했다. 또한 이 지역에서는 국가가 약 150만 유로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첫 번째 사례이기도 하다. 코르시카는 고고학 발굴 분야에서 그 어느 때보다 활기를 띠고 있어, 현재 무려 네 곳의 유적지에서 발굴이 동시에 진행 중이다. 다만 라마조네의 에트루리아 무덤이 실제로 얼마나 특별한지 판단하려면, 전문가들이 고인의 죽음에 담긴 이야기를 읽어낼 때까지 몇 주 더 기다려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