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5월 1일, 대만 지룽(基隆) 허핑다오(和平島) B 유적지에서 새로운 고고학 발굴 캠페인이 시작되었습니다. 칸타브리아 대학교 IIIPC 소속 마리아 크루스 베로칼(María Cruz Berrocal) 박사와 국립 칭화대학교 짱청화(Tsang Chenghwa) 박사가 공동으로 지휘하는 이 프로젝트는 7월 15일에 마무리되었습니다. 이번 조사는 2011년부터 현재까지 CSIC(스페인 국립연구위원회), 콘스탄츠 대학교, 스페인 경제부 및 문화부, 장칭궈 재단, 팔라크 재단 등의 지원으로 진행되어 왔습니다.

유적지의 완전한 층서(층화)를 통해 조사단은 말뚝 위에 지은 죽마 가옥(高床家屋)과 온전한 도자기 가구가 갖춰진 선사시대 정착지의 모습을 확인했습니다. 아울러 연옥(비취), 점판암, 편암 등으로 만든 도구와 장신구를 포함한 석기 공업의 흥미로운 유물군도 발견되었습니다. 정착지의 점령은 끊김 없이 이어진 것으로 보이며, 원주민 사회의 자체적 발전은 물론 철 야금술, 중국 본토 및 동남아시아 공동체와의 접촉까지 보여주는 대만 선사시대 공동체의 역동성이 뚜렷하게 기록되었습니다. 이러한 주제들은 현재 아시아·태평양 선사고고학의 핵심 과제이기도 합니다.
스페인 식민지와 관련해서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산살바도르(San Salvador) 도미니코회 교회 유적이 발견되었습니다. 더불어 유럽 식민지(먼저 스페인, 이후 네덜란드)와 연관된 매장지, 그리고 식민지의 일부가 자리 잡았던 곳에 남은 원주민 정착지의 중요한 흔적도 확인되었습니다.
2019년 캠페인에서는 수녀원 교회의 새로운 건축 유구가 문서화되었습니다. 여기에는 사각형 평면의 후진(앱스)의 위치, 교회 내부에 조성된 3기의 새로운 매장지, 그리고 외부에 추가로 마련된 2개의 묘지가 포함됩니다. 일부 무덤에서는 기도하는 자세로 맞잡은 손이 확인되었으며, 그중 한 무덤에서는 작게 조각된 십자가가 출토되었습니다. 청동으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십자가는 이베리아 반도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입니다.

허핑다오에서 기록된 매장 집단은 학술적으로 주목할 가치가 큽니다. 이들은 서-동(W-E) 방향 4기, 남-북(N-S) 방향 4기의 두 그룹으로 나뉘며, 여기에 원주민 의식에 따라 매장된 어린이 무덤과 교회 바닥 면 안쪽의 빈 무덤들이 더해집니다. 특히 한 매장은 스페인인들이 허핑다오에서 철수할 때 이장(발굴)된 인물과 관련이 있습니다. 기록에 따르면 성인으로 추앙받던 선교사의 유해는 스페인인들에 의해 마닐라로 옮겨졌으며, 그의 무덤은 교회 제단 바로 옆이라는 가장 우선적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이 매장지들을 통해 조사단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식민지 시대 초기 수십 년 동안 이곳에서 사망한 유럽인의 유해를 최초로 기록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허핑다오 유적의 연대는 1626년부터 1668년이라는 매우 정밀한 시간 범위와 일치하여 고고학적 가치를 한층 높입니다. 여기에 유럽인뿐 아니라 다른 지역 및 아시아·태평양 인구 집단을 대상으로 한 정밀한 DNA 및 동위원소 분석을 이 지역에서 처음 수행할 수 있는 가능성까지 열렸습니다. 분석은 독일 예나의 막스 플랑크 연구소에서 진행되었으며, 이번 캠페인을 위해 허핑다오를 방문한 연구원 셀리나 칼호프(Selina Carlhoff)는 후속 분석을 위해 샘플을 면밀하게 채취했습니다. 또한 벨기에 왕립 자연과학연구소의 알렉상드르 슈발리에(Alexandre Chevalier) 박사가 참여해 선사시대 식물 유체 회수를 위한 부유선별(플로테이션) 작업을 총괄했으며, 식민지 시대 식물 유적 연구에도 특별한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두 연구자 모두에게 태평양 고고학, 특히 신석기 시대 가축화 종의 확장과 유럽 정착민에 의한 새로운 종의 도입은 큰 관심을 끄는 핵심 연구 주제입니다.

이번 두 달간의 캠페인에서는 특히 대만 고고학자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층위학적 발굴 훈련에 많은 역량이 집중되었습니다. 이런 유형의 발굴은 대만에서는 사실상 알려지지 않았던 만큼, 이 프로젝트는 대만 측이 높이 평가하는 부가가치를 제공했습니다. 학문적 수준에서 조사 성과는 혁신성과 품질을 인정받았을 뿐 아니라, 전체 캠페인 기간 내내 언론의 큰 기대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이에 힘입어 식민지 시대를 다룬 다큐멘터리 촬영에 참여했고, TV 인터뷰와 지면 보도 등 지역 및 전국 미디어를 통해 발굴 소식을 정기적으로 전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2011년 이 고고학 프로젝트가 시작되기 전까지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던 역사 유산에 대한 지식 확보에 크게 기여한 스페인 팀에 감사를 표하며, 지룽 시장이 여러 차례 현장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유적지는 고고학적 가치가 인정된 보호 구역으로 지정되었으며, 대만 중앙 정부와의 협력 아래 유적의 일부를 현지에 보존한 채 해설 센터나 박물관을 건립하는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습니다. 그럴 만한 가치가 충분합니다. 보존·발굴된 이 고고학 유적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물론 태평양 전역에서도 독특한 것이며, 근래 경제적으로 소외되었던 허핑다오를 수준 높은 학술 연구와 방문객 증가의 궤도에 올려놓고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