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토르베르가타 대학(Università di Roma Tor Vergata) 연구팀이 르네상스 거장 라파엘(Raffaello Sanzio)의 두개골 석고 모형을 바탕으로 그의 얼굴을 3D 기술로 재현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로마 판테온에 안치된 유골이 실제 라파엘의 것임을 다시 한번 확인해 주는 결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2020년 8월 6일 공개된 이미지는 라파엘의 두개골 석고 모형에서 복원된 그의 3D 얼굴 모습입니다.
연구팀은 "1833년 라파엘의 묘를 개장했을 때 제작된 두개골 석고 모형 분석을 통해, 로마에서 불과 37세의 나이로 요절한 이 르네상스 대가의 얼굴을 입체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라파엘은 현재 판테온 돔 아래에 잠들어 있습니다.
전문가들의 의문을 남긴 석고 모형
사실 화가 라파엘의 유골 진위 여부를 놓고 의심의 목소리는 수백 년간 끊이지 않았습니다. 로마 대학 분자생물학 전공의 마티아 팔코니(Mattia Falconi) 교수는 "지금까지 판테온에서 발견되어 보관 중인 유골이 정말 라파엘의 것인지 확신할 수 없었다"고 회상했습니다.
화가의 무덤 주변 조사 과정에서는 그의 제자로 추정되는 인물들의 무덤을 비롯해 수많은 유골 파편들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유골의 신원 확인은 더욱 어려운 난제였던 셈입니다.
법의인류학자인 크리스티나 마르티네스라바르가(Cristina Martinez-Labarga) 교수와 법과학 분야 3D 그래픽 디자이너인 라울 카르보네(Raoul Carbone)는 "얼굴 복원은 두개골의 형태만을 근거로 사망 당시 인물의 얼굴을 재현하는 학제 간 융합 기술"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작업을 통해 연구진은 처음으로 "판테온 묘역에 보존된 유골이 올해 서거 500주기를 맞이하는 르네상스 화가 라파엘 본인의 것"임을 입증했다고 로마 대학 생물학과는 설명했습니다. 연구에는 물론 라파엘이 직접 그린 자화상과의 비교 분석도 활용되었습니다.
DNA가 말해줄 미래
이번 연구는 로마 대학 생물학부 고대 DNA 연구 분자인류학센터가 비감 재단(Vigamus Foundation)과 고향 우르비노(이탈리아 중부)에 있는 라파엘 박물관을 운영하는 라파엘 아카데미와 협력하여 수행했습니다.
연구진은 이번 성과가 "향후 뼈 유골 연구의 길을 열어, DNA와 연관된 특정 특징들을 규명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눈동자, 머리카락, 피부 색 등 라파엘의 실제 외모 정보가 밝혀질 가능성도 열린 것입니다.
또한 3D 얼굴 복원에 관한 완전한 학술 논문은 국제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 게재될 예정입니다. 아울러 라파엘의 실물 크기 흉상 3D 프린팅 모형은 그의 고향 우르비노 박물관에 영구 전시될 계획입니다.
당대 사람들의 애도를 받으며 세상을 떠난 라파엘은 바티칸에서 장엄한 장례식을 치렀습니다. 그는 방대한 걸작들을 남겼으며, 그중 상당수가 지금도 바티칸에 보관되어 있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