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적 발견

2000년 난제가 풀렸다: 한니발이 실제로 알프스를 넘은 장소, 과학이 밝혀내다

고대사 최대의 난제 중 하나인 '한니발은 대체 어디서 알프스를 넘었는가'라는 물음이 마침내 과학적 증거로 답을 얻었습니다. 기원전 218년 카르타고의 장군 한니발이 이탈리아 침공을 위해 알프스 산맥을 넘은 정확한 지점은 2천 년 넘게 수수께끼로 남아 있었습니다. 리틀 생베르나르(Little San Bernardo), 몽스니(Mont Cenis), 몽주네브르(Montgenèvre) 고개를 거쳤다는 주장부터 클라피에(Clapier) 고개설, 더 남쪽의 라르슈(Larche) 설까지 학자들의 의견은 첨예하게 갈렸습니다. 로마 역사가들이 남긴 기록도 정확도가 떨어졌고, 결정적인 증거가 될 고고학적 유물 역시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2016년, 동물 배설물 속 박테리아 분석에 기반한 연구가 이 미스터리의 최종 답을 제시했다고 주장합니다.

한니발은 병사 30,000명과 코끼리 37마리, 말 15,000마리로 구성된 카르타고군을 이끌고 기원전 218년 10월 알프스를 건넜습니다. 이는 제2차 포에니 전쟁의 서막이었으며, 이탈리아로 쳐들어가 로마에 결정타를 날리려던 대담한 작전이었습니다. 결국 16년간의 전쟁 끝에 패배했지만, 당시 그의 원정은 고대사에서 가장 뛰어난 군사 작전 중 하나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2천 년 넘게 역사가들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증거에 의존해 행군 경로를 두고 이론을 세워 왔으며, 나폴레옹조차 이 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였을 정도였습니다.

토론토 요크대학교의 빌 매헤이니(Bill Mahaney)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한니발이 이탈리아로 향하면서 군대를 통과시킨 곳이 바로 콜 드 라 트라베르세트(Col de la Traversette), 즉 현재 프랑스-이탈리아 국경 지역, 그르노블 남동쪽, 토리노 남서쪽에 위치한 좁은 고개라는 확실한 증거를 발견했습니다.

해발 2,950m에 위치한 콜 드 라 트라베르세트는 오늘날에도 말로 건너기 적합할 정도로는 커녕 매우 험준하고 복잡한 길입니다. 사실 이 경로는 이미 100년 전 생물학자 개빈 드 비어(Gavin de Beer)가 제안했지만, 학계에는 받아들여지지 못했습니다. 학계는 200년 가까이 연구와 저술을 이어 왔음에도 콜 드 클라피에 정보를 남긴 로마 역사가 티투스 리비우스(Tito Livio)의 기록을 계속 신뢰하는 쪽을 택했는데, 정작 리비우스는 해당 사건 이후 그 지역을 직접 방문한 적조차 없었습니다.

2000년 난제가 풀렸다: 한니발이 실제로 알프스를 넘은 장소, 과학이 밝혀내다

연구팀은 한니발 고개의 정확한 위치를 특정하기 위해 미생물 유전 분석, 환경 화학, 화분(꽃가루) 분석, 다양한 지구물리학적 기법을 종합적으로 활용했습니다. 그 결과 콜 드 라 트라베르세트 인근 한 지점에서 말로 추정되는 엄청난 양의 동물 배설물이 발견되었습니다.

탄소 동위원소 분석 결과, 이 배설물은 기원전 200년경 것으로 판명되었으며 한때 작은 호수였던 진흙 지대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이곳은 당시 대규모 동물 무리에 물을 공급할 수 있던 몇 안 되는 수원지 중 하나였습니다.

특히 말 배설물에서 검출된 미생물의 최대 70%가 '클로스트리디아(Clostridia)' 균군에 속했는데, 이는 콜 드 라 트라베르세트 일대에서 채취한 미생물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이었습니다.

2000년 난제가 풀렸다: 한니발이 실제로 알프스를 넘은 장소, 과학이 밝혀내다

한니발이 하필 가장 험난하고 좁고 복잡한 길을 선택한 이유는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습니다. 연구진이 지적한 가설 중 하나는, 이런 경로를 택함으로써 갈리아 부족의 매복 가능성을 피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군대가 더 개방된 통로를 지나쳤다면 습격으로부터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했을 것입니다.

해당 연구는 학술지 《아르케오메트리(Archaeometry)》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