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남서부 메세니아 현에 위치한 이클라이나(Iklaina)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도시지만, 미케네 문명의 중심지 중 하나였습니다.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최근의 발견을 통해 이곳이 그리스는 물론 유럽 전체에서 가장 이른 시기의 도시국가였다는 점이 밝혀졌다는 것입니다.
이클라이나는 국가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던 세계와, 국가가 지배적인 정치 체제로 자리 잡은 세계를 잇는 '잃어버린 고리'로 평가받습니다. 아마도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메세니아 현에 해당하는 이 지역에서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기록물이 발견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입니다.
루마니아에서 출토된 타르타리아 태블릿의 연대가 더 앞선다는 점을 먼저 짚어둘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이 유물을 실제 문자 체계로 간주할지에 대해서는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일치하지 않습니다. 반면 이클라이나 태블릿은 2010년에 발견되었으며, 미케네 문자인 리니어 B(Linear B)로 작성된 텍스트가 특징입니다. 태블릿 앞면에는 일부 제조 공정에 관한 지침이, 뒷면에는 이름과 숫자 목록이 적혀 있으며, 연대는 기원전 1450년에서 1350년 사이로 추정됩니다.
태블릿의 크기는 7.62 x 5.08cm로, 현재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진 서면 기록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클라이나는 이오니아 해(Ionian Sea)를 내려다보는 전략적 요충지에 자리 잡고 있으며, 호메로스의 『일리아스(Iliad)』에서도 광범위하게 언급됩니다.
유적지 발굴을 통해 성역, 초기 미케네 궁전, 거대한 백옥암 테라스 벽, 벽화, 그리고 정교한 배수 시스템까지 확인되었습니다. 이러한 발견들은 이곳이 최초의 그리스 도시국가였다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증거가 되고 있습니다.
발굴된 대형 건물은 당시 행정 중심지 역할을 수행했던 것으로 보이며, 바로 이러한 행정 체계가 리니어 B 문자의 탄생 배경이 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점토판은 유럽 대륙 최초의 정부 및 관료 문서에 해당합니다.
지금까지 학계는 최초의 도시국가가 약 3,100년 전에 등장한 것으로 보아 왔습니다. 그러나 이클라이나에서 발견된 증거는 도시국가가 실제로는 약 3,400년 전에 형성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역사가들은 이클라이나가 결국 미케네에 패배했다고 믿고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그 시기에 네스토르 궁전이 확장되고 있었는데, 이는 도시를 정복한 자가 네스토르 궁전의 통치자였음을 의미합니다. 도시의 최종적인 파괴는 기원전 1200년경에 일어난 것으로 추정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