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크 대학교, 체스터 대학교, 맨체스터 대학교의 고고학자들이 약 1만 년 전 우리 조상들이 사용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연필 형태의 채색 도구를 발견했습니다. 이 유물은 인류가 그림을 그리기 위해 사용한 가장 오래된 예술 도구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길이 22mm, 너비 7mm에 불과한 이 작은 물체는 2018년 1월, 영국 요크셔 북부에 위치한 말라붙어 진흙으로 뒤덮인 옛 호수에서 출토되었습니다. 또한 근처 다른 지점에서는 황토 조약돌(점토와 섞인 산화철 성분의 흙빛 광물로, 선사시대부터 색소로 활용됨) 하나가 추가로 확인되었습니다. 두 유물 모두 석기시대로 더 잘 알려진 중석기 시대의 것입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색은 수렵채집인의 삶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였으며, 황토는 매우 선명한 붉은색을 구현할 수 있는 재료라고 합니다. 요크 대학교 고고학과의 앤디 니덤(Andy Needham) 교수는 "발견된 물체는 크레용이나 연필처럼 생겼으며, 한쪽 끝은 여러 면으로 깎여 있고 반대쪽 끝은 둥글다가 아주 날카롭게 닳아 있어 실제로 사용된 흔적이 뚜렷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유물이 발견된 피커링 밸리(Pickering Valley)의 시머 카(Seamer Carr)는 석기시대의 중요한 거점으로, 벽화 예술의 사례가 다수 남아 있는 곳입니다. 연구진은 이 도구가 해당 그림들의 제작에 사용되었을 가능성과 함께, 동물 가죽을 물들이는 데에도 활용되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유물에는 깊이 6mm의 홈이 파여 있으며, 단면은 네 개의 평평한 면과 뾰족한 끝을 지닌 둥근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이는 붉은 자국을 남기며 알갱이진 표면 위에서 도구를 문지른 흔적으로, 인위적으로 변형되고 집중적으로 사용되었다는 증거를 보여줍니다. 곧이곧대로 해석하면, 현대의 연필과 유사한 방식으로 의도적으로 모양을 다듬어 채색·그리기 도구로 사용했음을 시사하는 셈입니다.
흥미롭게도 황토의 사용 역사는 우리 종보다 더 오래되었습니다. 남아프리카에서는 20만 년 이상 전에 황토를 사용한 증거가 발견되었고, 네안데르탈인 정착지에서도 황토로 만든 색소가 확인된 바 있기 때문입니다.
시머 카에서 발견된 이 크레용은 이러한 유형의 도구 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사례 중 하나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참고 자료
중석기 시대 고대 호수 플릭스턴(Flixton) 황토 유물 분석을 위한 마이크로 라만 분광법 적용 연구(Andy Needham 외, doi.org/10.1016/j.jasrep.2017.1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