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적 발견

이스터 섬 모아이 석상의 비밀 풀렸다… 고대 라파누이 주민, 담수원 옆에 기념물 세운 이유

라파누이(이스터 섬)는 정교한 의식용 건축물, 특히 수많은 모아이 석상과 이를 받치던 거대 석조 대지 '아후(ahu)'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 곳이다. 그러나 오랫동안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가 하나 남아 있었다. 대체 왜 건설자들은 섬 곳곳, 심지어 도달하기조차 어려운 외딴 지역을 골라 이 거대한 구조물을 세웠을까?

빙엄턴 대학교(Binghamton University) 인류학자 칼 리포(Carl Lipo)를 비롯한 연구팀이 이 질문에 과학적으로 접근했다. 연구팀은 정량적 공간 모델링 기법을 활용해 아후 건설지와 생활 자원, 즉 농업용 암석 정원·해양 자원·담수원 사이의 잠재적 연관성을 분석하는 새로운 연구를 수행했다. 그 결과, 아후의 입지는 섬의 제한된 담수원과의 근접성으로 설명될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스터 섬 모아이 석상의 비밀 풀렸다… 고대 라파누이 주민, 담수원 옆에 기념물 세운 이유

리포에 따르면 라파누이를 연구하는 연구자들은 물의 가용성(또는 물 부족)에 대해 자주 언급해 왔다. 연구팀이 섬 서부 지역을 조사한 결과, 이와 관련해 강력한 패턴이 확인되었다. 리포는 이어 수문학의 세부 사항을 조사하기 시작하면서 담수 접근성과 석상의 위치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걸어서는 쉽게 알아차리기 어려운 사실인데, 썰물 때 바닷물이 해안선으로 밀려들어 물의 흔적이 반드시 눈에 띄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후 주변 지역을 조사하면서 해당 장소가 주로 물 가장자리에서 스며 나오는 분산층 형태의 신선한 지하수가 솟는 지점과 정확히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관찰할수록 이 패턴은 더욱 일관되게 나타났다. 아후와 모아이가 없는 곳에서는 담수를 찾아볼 수 없었다. 패턴의 일관성은 놀라울 정도였다. 섬 내부에서 아후와 모아이를 찾을 때도 그 근처에서 식수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 논문은 이러한 패턴이 단순한 우리의 인상이 아니라 통계적으로도 견고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의 주저자인 오리건 대학교의 로버트 디나폴리(Robert DiNapoli)는 우리를 포함한 많은 연구자들이 오랫동안 아후와 모아이가 물, 농경지, 양질의 해양 자원이 있는 지역과 연관되어 있을 것이라고 추측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연관성이 정량적으로 검증되거나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으로 입증된 적은 없었다. 우리의 연구는 아후가 다른 자원과는 달리 담수원과 연관되어 있음을 명확히 보여주는 정량적 공간 모델을 제시한다고 강조했다.

이스터 섬 모아이 석상의 비밀 풀렸다… 고대 라파누이 주민, 담수원 옆에 기념물 세운 이유

애리조나 대학교의 테리 헌트(Terry Hunt)에 따르면, 기념물과 석상은 섬 주민들이 매일 중요한 자원인 담수에 접근할 수 있는 장소에 세워져 있다. 이러한 배치는 주민들의 조상을 기리는 기념물과 석상이, 물을 중심으로 한 일상적 교류는 물론 음식·가족·사회적 유대, 그리고 섬의 지속가능성에 관한 지식을 강화하는 문화적 전통을 반영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헌트는 제한된 자원에도 불구하고 섬 주민들은 유럽인과의 접촉으로 인한 질병, 노예 무역, 기타 식민주의적 이익에 따른 불행으로 삶이 중단될 때까지 500년 이상 활동, 지식, 자원을 공유하는 데 성공했다고 지적하며, 이는 섬의 역설을 설명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고 덧붙였다.

연구자들은 이번에 섬 서부 지역에 대해서만 데이터를 수집했지만, 향후 아후와 담수의 관계에 대한 가설을 확실하게 검증할 수 있는 섬 전체 대상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