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국립대학교(ANU) 연구진이 파푸아뉴기니(PNG)에서 고대 라피타(Lapita) 문화의 도자기를 발견하면서, 이 지역이 역사상 가장 큰 인류 이주 중 하나인 태평양 정착의 '발판'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 새롭게 입증됐습니다.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라피타 문화가 파푸아뉴기니 전역으로 처음 확산된 규모는 기존 학계의 추정보다 훨씬 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 생태학과 진화(Nature Ecology & Evolution)에 게재된 이번 연구는 2017년 브루커 섬(파푸아뉴기니 본토에서 동쪽으로 200k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독특한 라피타 도자기 파편을 기반으로 합니다. 수석 연구자인 벤 쇼(Ben Shaw) 박사는 이 발견을 "건초더미에서 바늘 찾기와 같았다"고 표현했습니다.
쇼 박사는 "라피타 문화 집단은 약 3,000년 전 바누아투 등 태평양의 외딴 섬에 처음 도착했지만, 최소 5만 년간 사람이 거주해 온 파푸아뉴기니에서는 라피타 문화의 확산 시기와 범위가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며 "파푸아뉴기니에는 이미 원주민이 살고 있었기 때문에 라피타 집단이 이 지역 대부분을 피해 갔다고 오랫동안 여겨져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브루커 섬을 조사 대상으로 선택한 것은 사람들이 군도를 건너며 도착하는 첫 번째 섬, 즉 자연적 병목 지점이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강한 바람과 파도로부터 보호되는 큰 만이 있어 카누를 정박하고 정착하기에 적합했습니다."
"콘크리트처럼 단단한 상층부 흙에서는 인간의 흔적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고, 땅을 파느라 손에 물집이 생겨 거의 포기할 뻔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더 깊은 곳에서 도자기 파편을 발견하면서 계속 진행할 이유를 얻었습니다."
2017년 2개월간의 현장 조사와 3일간의 초기 탐사에 이어, 연구팀은 2018년 3주간, 2019년에는 4주간에 걸쳐 추가 현장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라피타 마을의 초기 확장 과정이 기록되었고, 라피타 문화가 파푸아뉴기니 전역에 미친 영향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광범위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라피타족은 독특한 무늬가 새겨진 도자기와 함께 새로운 도구 제작 기술, 돼지 같은 동물도 파푸아뉴기니에 소개했습니다. 고고학·언어학·유전학 연구 덕분에 최초의 태평양 민족이 아시아의 조상 땅에서 이주해 왔다는 사실도 알려졌습니다.
이후 라피타족은 파푸아뉴기니 전역으로 분산되어 원주민들과 교류했고, 이 지역은 세계적인 문화·언어 다양성의 중심지로서 깊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쇼 박사는 "수많은 라피타 도자기와 석기 도구, 그리고 날카로운 칼날 형태로 가공된 흑요석(화산 유리)의 증거를 발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더 깊이 파 내려가자 도자기가 등장하기 이전의 훨씬 오래된 문화층에 도달했습니다. 놀라웠던 것은 회수한 포유류 뼈의 수였는데, 일부는 확실히 돼지와 개로 식별됐습니다. 이 동물들은 라피타족이 뉴기니에 소개한 것이며, 도구 제작을 위해 거북이 등껍질을 활용한 흔적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쇼 박사는 라피타족이 약 3,000년 전 태평양 섬들을 개척했다고 밝히며, 이번 연구가 당시 섬 정착의 이유와 새로운 거주지를 찾기로 한 라피타족의 결정에서 뉴기니 원주민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설명해 준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것은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이주 중 하나이며, 마침내 이주가 왜, 어떻게 발생했는지 설명하는 증거를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연구에는 ANU의 여러 연구원과 국제 공동연구진이 참여해, 이동 경로와 섬 호핑(island-hopping) 전략이 어떻게 태평양 전역의 신속하고 의도적인 정착으로 이어졌는지를 보여줬습니다. 쇼 박사는 "주요 유적지가 될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고고학 유적을 조사하는 대부분의 시간 동안 눈앞의 것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속담처럼 건초더미에서 바늘을 찾는 것과 매우 흡사했다"고 회고했습니다.
"우리의 행운은 문화적 통찰력과 전통 토지 연구에 대한 정직성·투명성을 바탕으로 지역 주민들과 강한 신뢰 관계를 구축한 데서 비롯됐습니다. 명시적인 허가가 없었다면 이런 종류의 연구는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브루커 커뮤니티는 이번 연구에서의 중추적 역할을 인정받아 논문의 수석 저자로 이름을 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