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남부 솔즈베리 평원에 우뚝 선 세계적인 선사시대 기념물 스톤헨지(Stonehenge). 그 내부를 장식하는 푸른 돌, 이른바 '블루스톤(bluestone)'이 웨일스에서 왔다는 사실이 고고학 발굴 조사를 통해 확인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무거운 돌들은 어떻게 250km나 떨어진 현재의 자리까지 옮겨졌을까요? 학계에서는 인간이 운반했다는 설과 빙하가 실어 왔다는 설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늦은 오후 햇살 속에서 장엄한 모습을 드러내는 스톤헨지.
웨일스 프레셀리 산맥이 고향
셰익스피어의 희곡 『맥베스』에서 숲의 나무들이 스스로 움직였듯, 스톤헨지의 돌들도 저절로 이동한 것일까요? 웨일스의 두 채석장에서 진행된 발굴 조사는 스톤헨지 내부에 원형과 말굽형으로 배치된 블루스톤의 출처를 확인해냈습니다. 현무암과 비슷한 화성암인 석영반암(dolerite)과 입자가 고운 화산암인 유문암(rhyolite)으로 이루어진 이 거석들은 웨일스 펨브룩셔 국립공원의 구릉지대인 프레셀리 산맥(Preseli Mountains)의 여러 노두에서 채굴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특히 크라이그 로스이펠린(Craig Rhos-y-felin)과 카른 괴독(Carn Goedog) 매장지에서는 신석기 시대인 기원전 3400년경과 기원전 3200년경에 각각 돌이 채석된 것으로 보이며, 이후 약 250km 떨어진 솔즈베리 평원의 스톤헨지 부지에 기원전 2900년경 세워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기원전 2500년경 세워져 웅장한 거석 원을 이루는 지역 사암 거대 마석들, 이른바 '사센(sarsen)'보다 훨씬 이전의 일입니다.
기념비적인 대이동 가설
이 미스터리를 설명하기 위해 상당히 파격적인 가설도 제기되었습니다. "이 돌들이 처음에는 근처의 어떤 기념물에 사용되었다가, 해체된 뒤 스톤헨지로 '이식'되었을 가능성이 큽니다"라고 UCL(런던대학교) 고고학연구소의 프로젝트 책임자 마이크 파커 피어슨(Mike Parker Pearson)은 학술지 《안티쿼티(Antiquity)》를 통해 밝혔습니다. 이 조사에 참여 중인 본머스대학교의 케이트 웰햄(Kate Welham)은 해체된 기념물의 잔해가 웨일스 두 채석장 사이 어딘가에 아직 남아 있을 수 있다고 보며, "우리의 지구물리학 탐사와 항공사진 분석이 유망한 결과를 내놓았다"고 말합니다. 신석기 시대 사람들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이유로 이 기념비적인 이동을 감행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거대 빙하가 옮겼을 가능성도
그러나 오랫동안 암석 이동설을 주장해 온 빙하학자 브라이언 존(Brian John)에게는 인간이 아니라 빙하(ice sheet)의 작용이 핵심입니다. 이 거대한 얼음 지대가 일부 블루스톤이 솔즈베리 지역까지 '전진'한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이 돌들은 마지막 빙하기 동안 존재했던 아일랜드해 빙하의 수축과 팽창 운동에 의해 서쪽 웨일스에서 실려 왔다는 것입니다. 당시 이 빙하는 스코틀랜드, 웨일스, 아일랜드를 뒤덮고 있었습니다. 청동기 시대 사람들은 그곳에서 발견한 돌들을 스톤헨지에서 다듬었을 뿐이라는 주장입니다. 이 논쟁의 실마리를 찾기 위한 새로운 고고학 발굴 조사가 예정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