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푸젠성(福建省)의 한 마을 주민들이 약 20년 전 자신들에게서 도난당한 것으로 알려진 미라 불상을 돌려달라며 네덜란드 수집가를 상대로 소송에 나섰습니다. 이 불상과 그 안에 봉안된 미라는 서양에서 알려진 유일한 사례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1000년간 숭배해 온 성보, 되찾기 위한 반격
푸젠성 양춘(陽春) 마을 주민들은 2015년 5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전시회에 공개된 '미라 불상'이 1995년 자신들에게서 도난당한 것이라며 반환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아메르스포르트 의료센터에서 진행된 CT 촬영 분석 결과, 이 11세기 조각상의 금박 아래 승려의 미라 유해가 봉안되어 있다는 놀라운 사실이 밝혀진 바 있습니다.
주민들은 현지에서 1000년 넘게 숭배받아 온 이 보물의 반환을 반복적으로 요청했지만 네덜란드 수집가가 거부하면서, 결국 변호인단을 꾸려 법적 대응에 착수했습니다. 그들에 따르면 이 미라는 마을의 선조이자 승려인 장공유천(章公祖師, Zhanggong Liuquan)의 육신이라고 합니다.
놀라운 의식적 자살, 즉신불
불상 내부에 육신이 봉안된 사실은 서양에서는 생소한 '불교 자발적 미라화', 즉 즉신불(卽身佛) 수행의 흔적입니다. 이는 승려가 수년에 걸친 극도의 단식을 통해 살과 피를 모두 깎아내고 뼈와 가죽만 남은 상태에서 입정하는, 일종의 의식적 자살에 해당합니다. 중국 동암봉(東岩峰) 등 일부 사찰에서는 이런 미라를 지금도 직접 볼 수 있으며, 태국 등 다른 나라에도 유사한 사례가 존재합니다.

부다페스트에서 촬영된 미라 불상 © Bernadette Arnaud
소유자의 반론과 법적 공방
불상의 소유자인 네덜란드 건축가 오스카 판 오베레임(Oscar van Overeem)은 자신이 네덜란드에서, 홍콩을 통해 입수한 컬렉션을 보유한 수집가로부터 이 불상을 구입했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처음에는 마을 주민들의 요구에 협조적인 태도를 보였으나 이후 입장을 번복했습니다.
결국 이 사건은 1860년 영·프 연합군이 베이징 구 하궁(옛 여름궁전)에서 약탈한 골동품을 성공적으로 회수한 경력으로 명성을 얻은 류양(Liu Yang) 변호사가 이끄는 법률 전문가 그룹에 맡겨졌으며, 11월 말까지 네덜란드 법원에 소송이 제출될 예정입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법상 민사 분쟁의 공소시효는 20년이며, 수집가가 1996년에 불상을 취득했다고 주장하는 만큼 유물 회수 청구권의 유효 기간이 내년에 만료된다"고 전해졌습니다.
즉신불, 자발적 미라화의 역사
즉신불은 생전에 스스로 몸을 미라로 만드는 극단적이고 인상적인 의식으로, 수 세기 동안 극소수의 위대한 불교 대사들만이 비밀리에 수행해 왔습니다. 중국에서 문헌상 처음 기록된 사례는 『고승전(高僧傳)』에 나오는 459년의 기록이며, 5세기부터 10세기 사이 약 50여 건의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러한 극단적이고 희귀한 행위는 주요 종교 유파에서 배척되었지만, 8~9세기경 일본에 전해져 슈겐도(修驗道) 학파의 일부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 의식을 수행한 사람들은 야마부시(山伏) 또는 슈겐(修驗)이라 불렸으며, 이후 12~15세기 사이 티베트, 베트남, 한국, 태국 등지로 확산되었습니다. 일본에서는 1872년부터 이 관습이 완전히 금지되었습니다.
부다페스트 전시회의 뒷이야기
2014년 10월 1일부터 2015년 5월 17일까지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헝가리 자연사박물관에서 열린 '미라 월드(Mummy World)' 전시회에는 이 불상이 핵심 전시품으로 몇 달간 공개되었습니다. 그러나 첫 반환 요구가 제기되자마자 불상은 전시대에서 철거되어 네덜란드로 반환되었습니다. 원래 이 전시회는 2016년 1월까지 룩셈부르크 국립역사예술박물관으로 순회할 예정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