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국립 예방 고고학 연구소(Inrap)의 고고학자들이 프랑스 동부 알자스(Alsace) 바랭(Bas-Rhin) 지방에서 무려 6000년 이상 전에 일어난 학살 사건의 유해를 발굴했습니다.

알자스 아헨하임(Achenheim) 유적 발굴 현장. 이곳에서 6000년 전 학살의 흔적이 발견되었습니다.
구덩이 바닥에 버려진 열 사람의 유해
신석기 시대의 참상. 발굴을 이끈 필리프 르프랑(Philippe Lefranc)에 따르면, 스트라스부르 인근 아헨하임 유적에서는 신석기 시대인 기원전 4200년경 대규모 학살이 벌어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방어 시설로 둘러싸인 거주지 한가운데 자리한 거대한 저장고(사일로) 안에서 성인 다섯 명과 청소년 한 명, 총 여섯 명의 온전한 유해가 나왔습니다.
“유해에는 다리뼈는 물론 손, 갈비뼈, 골반, 두개골까지 수많은 골절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가해자들은 이들을 향해 집요하게 내리쳐 산산조각을 냈습니다.”라고 르프랑은 설명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유해 곁에서 왼팔 네 개가 추가로 발견되면서, 실제로는 열 명이 이곳에서 목숨을 잃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가운데 네 명은 팔 하나만으로 그 존재가 확인된 셈입니다.

수많은 골절 흔적이 있는 성인 남성 유해. 알자스 아헨하임 신석기 유적의 구덩이에서 발굴되었습니다.
© 미셸 크리스탱(Michel Christen)/Inrap
2012년에도 발견된 ‘신석기 시대 학살’
프랑스에서 이런 폭력의 흔적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12년 같은 알자스 지역의 베르가임(Bergheim) 유적에서도 당시 유적으로 추정되는 유사한 ‘신석기 시대 학살’ 현장이 보고된 바 있습니다. 당시 여덟 구의 유해가 발견되었는데, 그중 일곱 명 역시 왼팔이 절단된 상태였습니다.
절단된 팔들이 어째서 따로 놓여 있었는지는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습니다. 연구진은 전쟁 ‘전리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르프랑은 “폭력 정황 속에서 잘린 팔이 두 번씩이나 발견되는 것은 결코 우연이라 볼 수 없다”며 이 가설에 무게를 실었습니다. 이 희생자들은 처형당한 포로였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더 오래된 학살, 독일에서 나온 유골
그보다 앞선 2006년에는 독일 쇠네크킬리안슈테텐(Schöneck-Kilianstädten)에서 7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또 다른 집단 학살의 증거가 확인되었습니다. 이곳에서 발굴된 유골은 모두 남성의 것이었으며, 부러진 다리뼈와 산산이 부서진 두개골이 특징적이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살육이 중부 유럽의 농경·목축 공동체 사이에서 비교적 흔했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유럽의 신석기 시대는 결코 평화로운 시기가 아니었던 셈입니다. 앞으로 진행될 유전자 분석이 이 잔혹한 과거에 대한 새로운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