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에서 과학계에 큰 파문을 일으킬 소식이 발표되었습니다. '스캔 피라미드(Scan Pyramids)' 미션의 일환으로, 우주에서 날아오는 입자인 뮤온(muon)을 이용해 구왕국 시대 피라미드의 중심부가 세계 최초로 스캔에 성공한 것입니다.

뮤온 기술로 드러난 굽은피라미드의 내부
뮤오그래피(muography)는 스캔 피라미드 미션이 도입한 가장 미래지향적인 기술 중 하나입니다. 2015년 10월 카이로 대학교 공과대학과 프랑스 HIP 연구소(Heritage Innovation Preservation)가 공동으로 출범시킨 이 국제 프로젝트는, 제4왕조의 거대 왕릉 기념물들을 비파괴 방식으로 탐사하기 위해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술들을 한자리에 모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원리는 의료용 X선과 흡사합니다. 우리 몸을 통과해 골격을 비춰주는 X선처럼, '무거운 전자'라고 불리는 뮤온은 매우 두꺼운 암반까지 관통할 수 있어 기념물의 깊숙한 내부를 엑스레이 촬영하듯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감광판 설치부터 분석까지
2015년 12월, 나고야 대학 모리시마 쿠니히로(Kunihiro Morishima) 교수 팀은 다호슈르에 위치한 굽은피라미드(Bent Pyramid)의 하부 석실에, 우주 입자에 감응하는 필름 2장씩이 담긴 감광판 40개—총 3.5㎡ 규모의 검출기—를 설치했습니다.
화학 감광 유제는 열과 습기에 민감해 손상될 수 있기 때문에, 감광판은 기념물 안에 단 40일 동안만 머물 수 있었습니다. 이후 필름은 카이로 그랜드 이집션 박물관에 마련된 전용 실험실에서 현상되었고, 나고야 대학으로 운반되어 이번 미션을 위해 특별히 개발된 세계 유일의 자동현미경으로 분석되었습니다.

▲ 위 3D 이미지에서는 뮤온 감광판이 놓인 하부 석실과 그 위쪽의 상부 석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이집트 고대부, HIP 연구소, 카이로 대학교 공과대학
1000만 개 이상의 뮤온 궤적이 밝혀낸 것
일본 연구팀은 이번 캠페인에서 1000만 개 이상의 뮤온 궤적을 재구성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뮤온 시야 범위 안에 있는 피라미드 내부 구조를 영상화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 결과, 검출기가 설치된 하부 석실에서 약 20m 위에 자리한 상부 석실(높이 16m, 길이 약 8m)의 모습이 선명하게 포착되었습니다. 반면 폭이 1m에 불과한 좁은 통로들은 아직 뮤오그래피에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노출 시간이 짧아 이런 작은 공간을 밝히기에는 충분한 입자 흔적이 쌓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는 빛이 부족한 어두운 환경에서 사진 촬영 시 긴 노출이 필요한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만약 피라미드 중심부에 현재 알려진 것과 같거나 더 큰 규모의 숨겨진 석실이 존재했다면 영상에 반드시 나타났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시뮬레이션과 실측 결과 비교
1. 3D 뷰: 하부 석실 바닥에서 바라본 굽은피라미드의 3D 이미지로, 돌 덩어리 너머에 있는 구조물들이 바닥에 놓인 뮤온 감광판에 어떻게 '포착'되었는지 정확히 보여줍니다.
2. 시뮬레이션: 기술의 유효성을 검증하기 위해 스캔 피라미드 팀이 수행한 시뮬레이션으로, 감광 유제를 이론적으로 무한히 노출했을 때 얻어야 할 이미지를 보여줍니다. 통로 배치와 상부 석실의 윤곽이 또렷하게 구분됩니다.
3. 실측 결과: 필름 분석 후 얻어진 실제 이미지로, 시뮬레이션과 매우 유사합니다. 상부 석실은 뚜렷하게 확인되지만, 통로의 배치는 노출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다음 목표는 '쿠프의 대피라미드'
"이번에 이 기술의 유효성을 검증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진전입니다." 미션 공동책임자 메디 타우비(Mehdi Tayoubi)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현장 적용 과정에서 얻은 많은 정보는 향후 캠페인을 조정하고 정밀하게 다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예컨대 감광 유제의 화학 조성을 최적화해 노출 시간을 늘리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연구팀의 다음 목표는 쿠프(Kheops) 대피라미드, 즉 가장 거대하고 가장 수수께끼에 가까운 피라미드입니다. 이 '거대한 블랙박스'는 무려 세 종류의 검출기로 엑스레이 촬영될 예정입니다. 나고야 대학의 화학 감광판과 함께, 내부에는 일본 KEK(고에너지가속기연구기구)가 개발한 전자식 섬광 검출기가, 외부에는 2016년 4월 15일 미션에 합류한 프랑스 CEA의 뮤온 망원경이 투입됩니다.
KEK와 CEA의 장비는 화학 감광판에 비해 두 가지 결정적인 강점을 갖추고 있습니다. 바로 무제한의 노출 시간과 실시간 디지털 데이터 제공입니다. 이 특별한 장비 조합은 가장 거대하고 신비로운 피라미드의 깊은 속내를 밝혀줄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