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기술로 되살아난 잃어버린 도시, 아마르나
고대 이집트를 뒤흔든 종교 혁명을 3D 입체 영상으로 더 생생하게 이해할 수 있다면 어떨까?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CNRS) 산하 아르케오비전(Archéovision) 연구소는 '아마르나 3D' 프로젝트를 통해 이 야심 찬 시도를 성공적으로 해내며 주목받고 있다.

▲ 텔 엘 아마르나(Tell el-Amarna)에 세워졌던 아텐 신의 작은 신전, 3D로 재구성된 모습
[전시] 보르도 아키텐 지역평의회 홀에서 열린 이 전시는 파라오 아케나텐이 건설했던 도시 아마르나를 3D 기술로 재현한 성과물을 선보이며, 2016년 4월 29일까지 방문객들을 맞이했다.
아문 신을 버리고 태양신 아텐만을 섬기다
신왕국 제18왕조의 파라오 아멘호테프 4세, 훗날 '아케나텐'이라 불린 그는 이집트 역사상 가장 극단적인 개혁을 단행한 군주로 기록되어 있다. 그는 기존의 최고 신 아문(Amun) 숭배를 폐지하고 태양 원반 아텐(Aten)만을 섬기는 일신교를 강제하면서 이집트 전역에 천지개벽급 충격을 안겼다.
즉위 5년째 되던 해 그는 수도 테베에서 약 300km 떨어진 황무지 한가운데, 텔 엘 아마르나에 완전히 새로운 도시 건설에 착수했다. 그러나 이 도시의 운명은 짧았다. 즉위 후 겨우 10여 년 만에 아케나텐이 세상을 떠나자 신전과 궁전, 행정 건물들은 모두 버려졌고 모래 속에 묻혀 잊혀져 갔다. 남은 것은 흩어진 몇 개의 돌들뿐, 연구자들은 이 유적의 배치와 원래 모습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퍼즐 맞추기: 3D 복원 프로젝트의 시작
보르도 대학교와 보르도 몽테뉴 대학교의 지원을 받는 CNRS 산하 연구단체인 아르케오비전 연구소가 바로 이 난제를 풀어냈다. 연구소 전 소장 로베르 베르니외(Robert Vergnieux)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핵심은 3D 기술을 통해 일신교를 선포한 이 파라오의 통치 아래 이집트 사회가 겪은 심대한 변혁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대중에게 이해시키는 것입니다."

▲ 아케나텐과 네페르티티가 아텐의 광선 아래 엎드려 예를 올리는 장면의 3D 재구성 © Archéovision - Archéotransfer
연구진은 아케나텐이 즉위 초기 머물렀던 카르낙 유적과 아마르나 유적을 교차 분석하며, 그가 새 수도의 건축물에 적용한 새로운 '건축 기준'을 해독해냈다. 이는 19세기 말부터 지금까지 축적된 발굴 조사 자료들을 한데 모아 거대한 퍼즐을 맞추는 작업이었다.

구글 어스에 그대로 남아 있는 도시의 윤곽
"아마르나는 파괴된 뒤 다시 사람이 살지 않은 도시입니다. 고대부터 석회를 얻으려던 석회 가마꾼들이 석회암 성벽을 허물어 갔지만, 놀랍게도 아마르나의 완전한 평면도는 오늘날에도 구글 어스(Google Earth)에서 지표 위에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라고 베르니외는 강조했다.
덕분에 고고학자들은 건물들의 기초, 도시의 공간 구조와 경계, 그리고 그곳에 조성된 왕실 무덤 벽화에 새겨진 건축 표현들을 확보할 수 있었다. 여기에 카르낙 신전 사암 벽면을 빼곡히 채운 수많은 장면과 장식들이 결정적인 단서를 보탰다.
▲ 텔 엘 아마르나 3D: 아마르나 관련 영상 발췌 (Aton-Num 전시) © Archéovision - Archéotransfert
지붕 없는 신전, 태양 광선과의 직접 소통
이렇게 모인 데이터는 마침내 현대인들이 신전과 정원 사이를 직접 걸어 다니듯 체험할 수 있는 3D 영상으로 완성되었다.
"아마르나의 모든 새로움은 카르낙에서 구상되었습니다. 아케나텐은 신과 인간의 관계라는 새로운 장치를 통해 이집트 사회의 균형을 바꾸어 놓았죠." 이집트학자는 이어 설명했다. 실제로 아마르나의 신전들은 의도적으로 지붕이 없었다. 태양 원반 아텐의 신성한 광선이 직접 쏟아져 들어올 수 있게 하고, 신성과의 대화를 더욱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아케나텐이 서거하자 아들 투탄카멘이 왕위에 오르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그는 아버지가 세운 도시를 떠나 옛 수도 테베로 환도했고, 아마르나는 다시는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잃어버린 도시가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