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UN)이 분쟁 지역에서 소멸 위기에 처한 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한 결의안을 사상 처음으로 만장일치로 채택했습니다.
2001년 테러 조직 알카에다가 두 개의 불상을 파괴한 뒤 아프가니스탄 바미얀 절벽의 모습.
문화유산 보호를 위한 공식적 선언
역사적 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017년 3월 24일 금요일 뉴욕에서 문화유산 보호를 위한 획기적인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습니다. 결의안 제2347호의 통과는 이라크의 니네베와 님루드 유적, 시리아의 팔미라, 말리의 팀북투, 그리고 2001년 알카에다에 의해 파괴된 아프가니스탄의 바미얀 불상 등 이슬람국가(IS)의 고대 유적 파괴 이후, 문화유산 보호가 이제 “평화와 안보”를 위해 공식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되었음을 보여줍니다.
분쟁 지역의 문화유산만을 전담하는 결의안이 유엔 안보리에서 채택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특히 이 결의안은 “지리적 제한 없이 모든 종류의 위협(파괴, 절도와 약탈, 밀거래)”을 포괄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안보리는 성명을 통해 “종교, 교육, 예술, 과학 또는 자선 목적의 장소와 건물, 혹은 기념물에 대한 불법 공격은 특정 상황에서 국제법에 따라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으며, 이러한 공격의 가해자는 반드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명시했습니다.
2017년 3월 24일, 안보리 본회의에서 연설하는 유네스코 이리나 보코바 사무총장. 출처: 유네스코
“문화유산 파괴는 전쟁범죄다”
이 회의에 처음으로 초청받아 연설한 유네스코의 이리나 보코바(Irina Bokova) 사무총장은 다음과 같이 강조했습니다. “문화유산의 고의적 파괴는 전쟁범죄입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사회에 깊은 상처를 남기려는 ‘문화 말살’ 전략의 일환으로 활용되는 전쟁 수단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문화유산 방어는 단순한 문화적 문제를 넘어, 인류의 생명 방어와 분리될 수 없는 안보상의 필수 과제입니다.”
그녀는 무력만으로 폭력적 극단주의를 물리칠 수 없다는 점도 짚었습니다. “평화를 건설하는 일은 문화를 통해서도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 예방, 그리고 유산의 전승이 필요합니다. 이것이 바로 이 역사적 결의안의 핵심 의의입니다.”
또한 사무총장은 2015년 안보리가 시리아와 이라크산 문화재 거래를 금지한 결의안 제2199호 채택을 상기하며, 이후 각 서명국이 고고학 유물의 불법 밀거래를 통한 테러 자금 조달을 차단하기 위해 이룬 진전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주도, ALIPH 출범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주도로 마련된 이번 회의는 소멸 위기 문화유산 문제에 대한 두 나라의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줍니다. 이에 앞서 프랑수아 올랑드(François Hollande) 대통령은 2016년 12월 아부다비 국제 문화유산 컨퍼런스의 연장선상에서,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서 국제회의를 열어 “분쟁 지역 문화유산 보호 국제동맹(ALIPH)” 창설을 공식화했습니다.
파리, 아부다비, 유네스코가 함께 발족한 이 이니셔티브는 2019년까지 1억 달러를 조성해 분쟁으로 위협받는 세계문화유산을 보호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위기에 처한 문화재를 임시 보관할 피난처 네트워크 구축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분쟁 지역 문화유산 보호 국제동맹(ALIPH) 창설 행사에서 루브르 박물관에 있는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2017년 3월 20일). 출처: Stephan de Sakutin/Pool/AFP
기금 조성 현황
현재까지 총 7,550만 달러(약 6,970만 유로)가 모금되었습니다. 2016년 12월 말 프랑스는 3,000만 달러(약 2,800만 유로)의 참여를 발표했으며, 이 외에 사우디아라비아 2,000만 달러(약 1,850만 유로), 아랍에미리트 1,500만 달러(약 1,400만 유로), 쿠웨이트 500만 달러(약 460만 유로), 룩셈부르크 300만 달러(약 280만 유로), 모로코 150만 달러(약 140만 유로)가 기부되었습니다. 당시 루브르 박물관에서 렘브란트 컬렉션을 전시 중이던 미국의 억만장자 필란트로피스트 토머스 카플란(Thomas Kaplan)도 100만 달러를 약속했습니다.
(AFP, 유엔 자료 종합)